부산대병원, 국내 첫 '자연어 처리 의료AI' 개발 시험운영

문자 데이터 토대로 질병코드 추출
영상 판독지 등 활용처 확대 예정

자연어 처리 의료AI를 개발한 최병관 교수(왼쪽)가 의료데이터 추출 분석 시범을 보이고 있다.
자연어 처리 의료AI를 개발한 최병관 교수(왼쪽)가 의료데이터 추출 분석 시범을 보이고 있다.

부산대병원이 자연어 처리 의료 인공지능(AI)을 국내 처음으로 개발, 시험 운영에 들어간다.

부산대병원(원장 이정주)은 문자형(프리 텍스트) 의료데이터에서 의료용어를 추출·분석해 병명과 진단 과정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딥러닝 기반 의료AI'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딥러닝 기반 의료AI는 병력지, 판독지 등 문자로 서술된 자료에 포함된 각종 전문 의료용어를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대한민국 표준질병사인 분류 코드를 추출해 제시한다. 진단 및 처방 과정에서 기술된 용어를 분석해 추가 의심 질환도 추정한다.

빠듯한 진료 시간으로 인해 '3분 진료'라 불리는 의사의 진단 및 처방 시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진료 후 의료데이터 생산성 향상은 물론 의료 데이터베이스(DB) 전반의 품질을 높일 수 있다.

우리나라 의료계는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등 의료영상 관련 AI 개발과 연구는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

하지만 진료차트 같은 문자형 의료데이터에 관해서는 AI 적용 연구가 미미한 수준이다.

국내 의료계에 전자차트 도입률이 이미 90%를 넘어선 상황이지만 의료진이 작성한 수많은 텍스트 의료데이터는 아직 구조화되지 않아 의료정보 유통과 재활용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딥러닝 기반 의료AI는 자연어 처리 기능을 핵심으로 기존에 활용이 어려웠던 의료정보를 스마트 의료데이터로 자동 변환할 수 있어 의료데이터 재활용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산대병원은 경과기록지를 비롯해 의료정보를 추출하는 업무를 시작으로 시험 운영을 거친 뒤 영상판독지, 병리 판독지, 수술 기록지 등으로 활용처를 넓혀갈 계획이다.

의료AI 개발을 주도한 최병관 부산대병원 융합의학기술원장은 “자연어 처리 의료AI 개발로 우리나라도 왓슨 같은 첨단 의료AI 시스템을 상용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면서 “병원 의료 서비스 고도화는 물론 세계 의료데이터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성과”라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