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손보, 실손보험료 갱신 최대 70% 인상...고객 '당혹'

월 2만2000원 납부 A씨, 갱신 후 3만7000원
한화손보, 작년 순익 1500억원 감소
실손청구액 늘며 손해율 급격히 악화
"타사 대비 낮은 보험료 정상화" 밝혀

한화손보, 실손보험료 갱신 최대 70% 인상...고객 '당혹'

한화손해보험이 최근 실손의료보험 보험료 갱신에 나서면서 많게는 70% 안팎의 인상률을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타사 대비 낮은 보험료를 정상화했다는 것이 한화손보 입장이다. 다만 상승폭이 상당한 만큼 인상을 전달받은 계약자들은 당혹해하는 모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손보는 최근 실손보험 가입 고객 중 올해 갱신 대상자에게 최대 70% 안팎의 보험료 인상을 전달했다.

30대 회사원(1년 갱신형) A씨는 기존 2만2000원씩 납부했던 실손보험료가 갱신 후 3만7000원 수준으로 인상됐다. A씨는 “설계사를 통해 한화손보 적자가 심해 정부에서 높은 인상률을 허용해 줬다고 들었다”면서 “실손보험이 급격히 올라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40대 회사원(1년 갱신형) B씨도 기존 1만9000원 수준 보험료를 납부했지만 갱신 후 약 3만5000원 수준으로 껑충 올랐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실손보험 인상 관련 최근 계약자들 민원이 상당수 들어오고 있다”면서 “계약자들에게 손해율 관련 인상 설명을 하고 불가피할 경우 착한실손으로 이동을 권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손보험은 보험 가입자가 질병이나 상해로 입원이나 통원치료를 받을 때 실제 부담한 금액을 보장하는 건강보험을 말한다. 갱신은 질병에 걸릴 위험률과 보험료 지급 실적 등을 반영해 연령별 평균 금액 상승분이 적용된다. 과거에는 의료비 전액을 보장하는 상품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표준화 작업을 통해 의료비 일부만을 보장하는 착한실손(신 실손보험)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손해율이다. 지난해 보험사의 실손보험 손해율은 130%에 육박했다.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로 비급여 일부가 보장되면서 도수치료 등으로 실손청구액이 되려 늘어 손해율이 급격히 악화됐다.

한화손보 역시 실손보험 인상은 수익성 악화에 따른 불가피한 자구책이라는 설명이다. 한화손보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도보다 무려 1500억원 감소하면서 적자전환했다.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등에서 손해율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손실이 커진 탓이다.

이 관계자는 “기존 실손보험의 경우 보험료가 타사 대비 낮게 책정됐는데, 실손청구액이 늘면서 상당한 손해가 발생했다”면서 “업계 평균 수준으로 보험료를 끌어올리다 보니 상당한 상승 폭이 있다고 계약자들이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손보 실손보험 갱신자의 인상 폭이 급상승하면서 MG손해보험과 흥국화재도 보험료 인상에 가세할지 관심사다. 앞서 이들 회사는 올 초 금융감독원 경영관리대상에 포함됐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국내 모든 보험회사에 실손보험료 인상률 10% 미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도 이들3개 회사는 제외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