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폴이 손 내민 韓 스타트업…"다크웹 국제수사 공조"

에스투더블유랩, 기술기여협정 체결
1년간 무상으로 위협정보 분석 지원
마약·무기 거래 등 사이버범죄 온상
서상덕 대표 "범죄자 추적 도움 되길"

에스투더블유랩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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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타트업이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과 국제수사 공조에 나섰다. 창립 1년여 만에 다크웹 분석력을 증명, 인터폴이 직접 손을 내밀었다.

에스투더블유랩(S2WLAB)은 최근 인터폴과 다크웹 위협 정보 분석을 위한 정보분석기술기여협정을 체결했다. 인터폴이 에스투더블유랩 서비스를 도입하는 게 골자다. 단순 협력 관계인 업무협약(MOU)보다 한 단계 높은 차원의 협력 협정이다. 에스투더블유랩은 앞으로 1년 동안 다크웹 관련 인터폴 국제수사 공조를 무상 지원한다. 현재 비영리 모델이지만 추후 영리 모델을 병행한다.

다크웹은 포털 등 일반 인터넷 검색으로 접속할 수 없는 웹이다. 추적이 어려워 마약·무기 거래, 살인 청부, 해킹 대행, 신분 위조 등 사이버범죄 온상으로 떠올랐다. 2013년에 폐쇄된 암거래 사이트 '실크로드', 2017년에 폐쇄된 '알파베이'를 예로 들 수 있다. 최근 신용카드 정보, 한국인 여권 정보, 리벤지 포르노를 비롯해 각국의 기밀 정보가 거래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세계 각국의 사법기관이 단속에 나섰지만 여러 국가의 네트워크를 거치기 때문에 대응이 쉽지 않다.

에스투더블유랩은 2018년 9월에 설립된 데이터 인텔리전스 스타트업이다. 방대한 다크웹 데이터베이스(DB)를 수집·구축, 인공지능(AI) 엔진으로 분석한다. 데이터 저장 과정에서 자연어 처리 기법으로 분류·정제, 요소 간 연결고리를 과거부터 현재까지 찾아낸다. 다크웹 내 암호화폐 거래 내역과 일반 웹 데이터를 모두 포괄한다.

이번 계약을 계기로 인터폴에 다크웹 데이터와 분석 기술을 제공한다. 국제수사에 필요한 정보와 각국 수사기관 교육을 위한 데이터도 지원한다.

에스투더블유랩 창립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네트워크 보안 연구진이 주축이 됐다. 창업 1년 만에 다크웹과 암호화폐 분석을 주제로 네트워크분산시스템보안심포지엄(NDSS), 웹콘퍼런스(WWW) 등 권위 있는 학회에서 논문을 발표하고 국제 특허를 다수 등록하는 등 기술력을 입증했다.

창립 초기인 2018년 11월 중소벤처기업부의 '팁스(TIPS)' 프로그램, 지난해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디비(DB)스타즈'에 각각 선정됐다. 최근에는 LB인베스트먼트, 스톤브릿지벤처스, 마젤란기술투자로부터 35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인터폴 초청을 받아 지난해 '인터폴 월드' 행사에 참여, 기술을 선보였다. 기술 자문을 총괄하는 신승원 KAIST 교수는 인터폴 '글로벌 암호화폐 범죄 이용 방지 분과위' 위원으로 위촉, 활동한다.

서상덕 에스투더블유랩 대표는 “범죄자 추적이 극히 어려운 다크웹과 이곳에서 통용되는 암호화폐 거래 등으로 인해 사이버범죄 대응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에스투더블유랩이 보유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제수사에 협조, 기술이 선한 목적에 쓰일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오다인기자 ohda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