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체도 '비대면 마케팅' 속도 낸다

코로나19 이후 새 판촉 전략
할인·시승차 방문 등 특화 서비스
르노삼성 'XM3' 네이버페이로 청약
중고차, 직영업체 중심 판매 증가세

코로나19 영향으로 대면 접촉을 하지 않는 '비대면(언택트)' 마케팅이 자동차 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자동차는 고가 소비재인 탓에 전시장을 방문해 계약하는 경우가 대다수였으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마케팅이 자동차 업계 새 판촉 전략으로 떠올랐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와 지프, 폭스바겐, BMW 등이 최근 온라인으로 신차 계약 채널을 구축하고 비대면 판촉 활동에 돌입했다. 전시장 방문을 꺼리는 소비자가 늘자 비대면 채널 활용 시 추가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계약을 유도하고 있다.

지프가 구축한 비대면 온라인 구매 채널 이미지.
지프가 구축한 비대면 온라인 구매 채널 이미지.

르노삼성차는 지난달 신차 XM3 사전계약을 시작하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처음으로 온라인 청약 채널을 구축했다. 네이버와 함께 진행한 온라인 사전계약 이벤트는 XM3 마이크로사이트에서 계약하고 네이버페이로 청약금 10만원을 결제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르노삼성차는 사전 계약자에게 휴대폰 거치대, 네이버페이 포인트, 보험 혜택 등을 제공해 큰 호응을 모았다. 지난 4일까지 사전 계약한 XM3 5500대 가운데 온라인 진행 건수는 21.3%에 달했다.

수입차 업계는 비대면 마케팅에 더 공격적이다. 지프는 이달 초 계약부터 출고까지 온라인으로 해결할 수 있는 비대면 구매 전용 채널을 열었다. 이를 활용하면 구매 상담부터 시승 신청, 계약서 작성, 차량 출고 서비스까지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할 수 있다. 여기에 비대면 차량 구매 시 최대 50만원을 추가로 할인해준다.

지프의 비대면 구매 방식은 100% 온라인 구매에 가깝다. 온라인으로 이메일이나 전화로 견적을 확인하고, 시승을 원할 경우 영업사원이 소독된 시승차로 고객이 희망하는 곳을 방문한다. 구매를 결정하면 온라인 계약 신청서를 작성하거나 영업사원 내방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차량 인도 역시 고객이 원하는 곳으로 가져다준다.

폭스바겐은 비대면 온라인 금융 계약 플랫폼인 브이-클릭(V-click) 애플리케이션(앱)을 선보였다. 소비자가 앱에서 자동차 할부나 리스 계약 시 필요한 금융 심사 신청부터 차량 계약까지 온라인 프로세스로 빠르고 쉽게 완료할 수 있다. 앱으로 금융 계약을 완료하는 고객에게는 모바일 주유권 등 추가 혜택을 제공한다.

BMW 온라인 자동차 판매 채널 BMW 샵 온라인.
BMW 온라인 자동차 판매 채널 BMW 샵 온라인.

BMW는 지난해 12월 온라인 판매 채널 BMW 샵 온라인을 구축하며 비대면 실험을 가속하고 있다. 이곳에선 국내에 소량만 판매하는 소장가치 높은 에디션 모델을 온라인으로만 구매하도록 했다. BMW 샵 온라인으로 출시한 X6 퍼스트 에디션은 판매 이틀 만에 50대가 모두 완판됐다.

중고차도 직영 업체를 중심으로 계약부터 출고까지 비대면 구매가 활발하다. 직영 중고차 업체 케이카(K Car)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케이카 중고차 구매자 28.2%가 온라인으로 중고차를 구매했다. 지난해 1분기 25% 수준이던 온라인 구매 비중은 4분기 30.5%까지 상승했다. 이용자 중 54.7%는 모바일 앱을 사용했고, 홈페이지 34.9%, 유선전화 10.4% 순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자동차 업계 비대면 마케팅은 온라인을 통해 담당 영업사원을 배정하는 방식으로 본사와 소비자가 바로 연결되는 100% 비대면 구매는 아니다”면서도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비대면 구매 채널의 장점을 체험하게 하는 실험대 역할을 하면서 향후 온라인 판매 비중이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