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D 좀 달라"···부품 못 구한 PC업계 '비상'

코로나19 이후 가격 상승까지 겹쳐
낸드플래시 128·256Gb 동반 상승
삼성 860 EVO 1분기 만에 1만원↑
"재고 부족…공공 입찰 포기 위기감"

PC 주요부품 중 SSD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웨스턴 디지털, 마이크론 등 주요 제조사 SSD 가격이 연초 대비 상승세를 보였다. 10일 서울 용산전자상가 PC조립 매장에 SSD 카드가 진열돼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PC 주요부품 중 SSD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웨스턴 디지털, 마이크론 등 주요 제조사 SSD 가격이 연초 대비 상승세를 보였다. 10일 서울 용산전자상가 PC조립 매장에 SSD 카드가 진열돼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삼성전자 860 EVO 가격 추이

PC업계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공급 불안, 가격 상승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SSD 공급이 80% 급감하며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고, 가격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공공입찰 중심인 중소 PC업계는 납기일 준수에 비상이 걸렸다. 올 2분기에도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PC업계에 따르면 핵심 부품인 SSD 공급이 코로나19 발생 시점 전후로 급감했다.

한 PC 업체 임원은 11일 “SSD 공급량이 평시 대비 80% 급감했다”면서 “주문량의 20%밖에 받지 못하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PC 업체 대표는 “SSD 제조사가 '당분간 공급이 어렵다'고 했다”고 말했다.

공급 부족은 가격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12월 개당 6만2500원이던 삼성전자 SSD(860 EVO 250GB) 가격은 지난주 7만1200원으로 13.9% 올랐다. 한 분기 만에 약 1만원 뛴 것이다. 같은 기간 유통 채널에 따라 20% 오른 곳도 있다. PC업계는 이 같은 가격 상승세를 이례로 봤다. 1분기 아카데미 시즌, 4월 총선이라는 계절성 수요를 감안하더라도 많이 올랐다는 것이다.

PC 업체 관계자는 “수요 위축을 우려해 부품 가격 상승을 판매가격에 반영하지도 못한다”면서 “PC 제조사의 수익률이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SSD 수급 불안의 1차 요인은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이다. D램익스체인지 기준 128Gb MLC 낸드플래시 가격은 전년 저점 대비 16% 올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56Gb TLC 낸드플래시 가격은 전년 저점 대비 48% 급등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세로 돌아선 낸드플래시 가격은 코로나19 재고 비축 수요까지 겹치며 하락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부품 공급망에 문제가 생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낸드플래시와 SSD 모두 국내 업체가 시장을 석권하고 있어 공장 가동률 저하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2분기 기준 세계 SSD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30.6%, 인텔 17.4%, 웨스턴디지털 11.2%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영향을 부인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낸드플래시 메모리와 SSD를 만드는 중국 시안 공장 가동률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인텔 중앙처리장치(CPU) 부족 사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SSD 공급까지 부족해지자 PC 업계는 위기감이 높다. 통상 분기별로 계약을 체결하는 기업 시장 특성상 올 2분기에 부품 가격이 더욱 오를 것으로 우려했다. 국내 시장의 50%를 차지하는 공공·기업 시장 중심으로 영업하는 중소 PC 업체는 공공입찰 납기일 준수에도 비상이 걸렸다.

PC업계 관계자는 “공공 입찰이 떠도 납기를 맞추지 못할 것 같으면 아예 입찰을 포기한다”면서 “부품 재고가 부족한 상황이어서 2분기부터가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860 EVO 가격 추이(250GB·만원)

다나와

128Gb MLC 낸드플래시(달러)

D램익스체인지 고정거래가격

256Gb TLC 낸드플래시(달러)

블룸버그 현물거래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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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D 좀 달라"···부품 못 구한 PC업계 '비상'


"SSD 좀 달라"···부품 못 구한 PC업계 '비상'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