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슬로바키아·브라질·러시아...삼성·LG 해외공장 재개

철저힌 코로나 방역대책 마련 등
재가동 대비 '리부팅' 전략 고심
가동 중단 연장도 염두하며 준비
"내부 혁신황동 할 수 있는 기회"

삼성전자 헝가리 TV 생산라인
삼성전자 헝가리 TV 생산라인

국내 기업들이 코로나19 사태로 멈췄던 해외 공장을 재가동한다. 삼성전자가 슬로바키아와 헝가리 공장을 재가동하는 것을 시작으로, LG전자도 다음 주 브라질과 러시아 공장 재가동에 들어간다. 코로나19 사태가 아직 진정되지 않은 만큼 방역을 철저히해 가동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일(현지시간)부터 슬로바키아와 헝가리 TV 공장을 재가동한다. 이들 공장은 지난달 23일 코로나19 여파로 가동을 중단했다.

6일에는 러시아 공장도 재가동할 예정이다. 앞서 러시아 정부가 지난달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5일까지 비상 공휴일을 선포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공장도 멈췄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6일부터 공장을 재가동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6일부터 브라질 마나우스 TV 공장도 재가동할 계획이다.

이후에도 순차적으로 글로벌 공장 재가동에 들어간다. 삼성전자는 미국·인도·브라질 공장을, LG전자는 미국과 인도 공장을 이달 중순부터 재가동할 예정이다. 다만 미국과 인도, 브라질 등의 공장 재가동 시점 직전이 부활절 연휴여서 재가동 일정이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

다시 공장을 가동하지만 코로나19가 계속 확산되는 것은 변수다. 만에 하나 직원 중 확진자가 나올 경우 다시 공장을 멈출 수도 있어서다.

기업들은 공장 가동을 중단한 기간 동안 재가동에 대비한 '리부팅' 전략을 마련해 왔다. 라인 재가동 이후 생산, 품질, 물류 등에서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멈췄던 생산라인을 빠른 시간 안에 정상 궤도로 끌어올리고, 품질 문제도 없어야 한다. 유통과 물류 정상화를 위한 준비도 하고 있다.

가동 중단 기간이 연장될 경우에 대한 준비도 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가동 중단 연장도 염두에 두고 전략을 짜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코로나19 진행단계에 따라 지역별 리부팅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유럽이나 미국은 코로나19 사태가 한참 진행 중이지만, 처음 시작된 중국은 이제 정리단계에 들어가는 등 지역마다 상황이 달라 대응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공장 가동이 멈춘 기간 동안 위기대응 전략도 재점검했다. 기존에는 위기를 가정해 대응전략을 마련했는데, 공장이 셧다운되는 위기 상황이 실제로 벌어지면서 기존 전략을 재점검 중이다.

공장이 멈춘 동안에도 혁신 활동은 지속해왔다. 공장을 계속 가동하는 중에는 시도하기 어려운 라인 효율화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공장이 멈춘 기간은 다른 관점에서 보면 그동안 미뤄왔던 표준화, 생산성 향상, 품질혁신 등의 내부 혁신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라면서 “이런 활동들이 궁극적으로 원가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생산혁신, 물류혁신, 품질혁신 등에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