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60단 이상 초고적층 낸드' 개발 박차…'초격차'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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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최고 적층수 '7세대 V낸드'
저장용량 늘리고 전류흐름 개선
소재·부품·장비 승인 작업 진행
경쟁업체와 기술 격차 대폭 확대

삼성전자 반도체 팹.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 팹.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낸드플래시 기술 초격차를 확대한다. 삼성전자는 회로 적층 수가 160단 이상인 초고적층 7세대 V낸드플래시를 개발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160단 이상은 낸드플래시 업계 최고 적층 수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낸드플래시는 적층 수가 많을수록 용량이 늘어 쓰임새가 커진다. 최근 중국 반도체 업체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가 128단 낸드플래시를 올해 안에 양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지만, 삼성전자는 이미 차세대를 준비해 귀추가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적층 수가 160단 이상인 7세대 V낸드플래시를 개발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은 개발에 속도를 내 상당한 진척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이 7세대 V낸드플래시에는 '더블 스택' 기술 적용이 검토 중이다. 이는 회로에 전류가 흐를 수 있게 두 번에 나눠 구멍을 뚫는 것이다.

삼성은 그동안 한 번에 구멍을 뚫는 '싱글 스택' 방식을 적용했다. 공정에 변화를 준 건 적층 수가 훨씬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60단 이상 낸드플래시는 업계 최초로 등장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상용화된 낸드플래시 메모리 최대 적층 수는 128단이었다.

160단 이상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곳도 없고, 128단 메모리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지난해 개발을 발표했다. 중국 YMTC는 최근 개발에 성공했다며 연내 양산 계획을 밝혔다.

160단 이상 낸드플래시 개발은 삼성전자가 경쟁사와 기술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이 될 전망이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 낸드플래시는 동일한 크기에 저장 용량을 늘리기 위해 낸드 셀(데이터 저장 공간)을 늘려야 한다. 이 같은 필요에 의해 나온 기술이 '적층'이다. 기존 평면 구조 낸드를 아파트처럼 수직으로 쌓아 올려 저장 용량을 늘린다.

업계에선 이를 3D 낸드플래시라 부르고, 삼성전자는 독자적으로 'V낸드'라는 이름을 쓴다. 단수는 얼마나 많은 적층을 할 수 있느냐는 것으로, 낸드플래시 핵심 경쟁력이다. 이 기술은 삼성전자가 세계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은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였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메모리 기술 격차 확대 방안으로 '7세대 V낸드'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이것이 바로 160단 이상 차세대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165억1700만달러(약 20조원) 매출로 시장 1위(점유율 35.9%)를 기록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코로나19 확산에도 낸드플래시 공장인 중국 시안 팹 증설을 추진하는 등 중단이나 축소 없이 투자를 지속하고 있어 주목된다. 기술력과 생산능력 모두 '초격차'를 달성하기 위한 강한 의지로 보인다.

이와 함께 SK하이닉스도 최근 메모리 투자를 재개하고 있어 한국 경제 버팀목인 반도체 초격차 확대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