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 유니콘 육성 기업 '언택트'로 심사

'NH디지털 챌린지 플러스'에 도입
금융권 첫 사례…수백억 자금 지원
43개 기업, 자사 소개·사업 전략 PT
전문 심사위원 8명이 깐깐하게 평가

금융권 육성 기업 선정도 언택트로 NH농협은행이 금융권 최초로 언택트 심사제를 도입, 핀테크 육성 사업자 선정을 화상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했다. 16일 서울 서초구 NH디지털혁신캠퍼스에서 NH디지털챌린지플러스 3기 온라인 발표심사가 열리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금융권 육성 기업 선정도 언택트로 NH농협은행이 금융권 최초로 언택트 심사제를 도입, 핀테크 육성 사업자 선정을 화상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했다. 16일 서울 서초구 NH디지털혁신캠퍼스에서 NH디지털챌린지플러스 3기 온라인 발표심사가 열리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NH농협은행(행장 손병환)이 금융권 최초로 유니콘 성장 기업 선정에 '언택트 심사제'를 도입했다.

자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NH디지털 챌린지 플러스' 기업 선정 심사를 비대면 영상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선정하는 시도다. 신입 직원 채용 등에 언택트 영상회의 등이 도입된 사례는 있지만 수백억원의 자금을 지원하는 기업 발굴 심사에 언택트 심사제가 도입된 건 금융권 최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이날 국내 최초로 스타트업 육성 기업 선정을 위한 언택트 심사를 진행했다. 최종 선정된 43개 유망 스타트업 심사를 대면 프레젠테이션이 아닌 원격 영상(줌)으로 연결, 각 사업의 소개와 발표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NH디지털챌린지 플러스는 유망 스타트업 기업을 선발해 입주 공간 제공은 물론 직접 투자, 액셀러레이터 연계 투자 유치를 지원하는 범농협 유니콘 육성 프로그램이다. 금융권을 아울러 최대 규모의 자금 지원과 농협 전 계열사 사업 협업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경쟁률이 치열하다. 1기에는 33개 기업, 2기 35개 기업을 선발했다. 이번이 3기 운영이다.

특히 3기로 선정된 기업은 NH-아주 디지털 혁신펀드(약 200억원)와 지난해 말 출범한 NH벤처투자 연계 직접 투자 등이 지원될 것으로 알려졌다.

언택트 심사를 받은 43개 기업은 원격 영상 인프라를 통해 자사 소개와 사업 전략 등을 발표했다. 언택트 심사가 처음 시행된 만큼 농협은행은 더욱 공정한 평가를 위해 8명의 전문 심사위원을 도입, 까다로운 평가를 진행했다.

벤처캐피털리스트, 액셀러레이터, 연세대 기술지주 등 정보통신기술(ICT) 전문성을 보유한 전문가들이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심사에 참여한 한 스타트업 대표는 “비대면 심사이기 때문에 더욱 공정한 평가가 이뤄졌으리라 기대한다”면서 “아무래도 대면 심사가 아니다 보니 사업계획 등을 일목요연하게 발표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금융권이 채용과 투자 등을 축소하는 상황에서 기업 육성 프로그램에까지 언택트 심사가 도입된 첫 사례여서 이후 타 금융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행은 언택트 심사를 통한 최종 기업 선정 결과를 오는 21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3기 육성 프로그램에 신청한 기업만 130여개사에 달했다.

김봉규 NH디지털혁신캠퍼스 센터장은 “최종 선정된 기업과는 농협금융지주 계열사인 은행, 생명, 증권, 손해보험 등 5000여개 전국 네트워크를 통한 공동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인공지능(AI), 클라우드, 핀테크 등 미래 기술을 확보한 유망 기업 발굴 풀을 꾸려서 해외 시장 개척까지 공동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협은행은 범농협펀드와 계열사 포함 직접 투자를 연계하는 한편 액셀러레이터를 통한 연간 1억원, 5개사 지분 투자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제 금융사-스타트업 간 협업 시스템에도 언택트 시대가 도래했다는 평가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