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6월인데...전기차 보급률 17% '역대 최악'

정부목표 8만4000대 달성 적신호
코나 등 차량 인도 4~5개월 소요
장기간 대기에 구매 포기 속출
수입차 업계 신차 지연도 원인

올해 전기차 보급률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전세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수입차 업계의 신차 출시 지연과 국내외 생산 물량 감소, 소비 시장까지 위축되면서 벌어진 결과다.

올해 정부가 목표로 한 8만4000대 보급 물량을 채우지 못하면 정부가 계획한 '2022년 43만대 전기차 보급' 목표 달성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2018년, 2019년 2년 연속 국내 전기차 판매량 1위를 기록한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2018년, 2019년 2년 연속 국내 전기차 판매량 1위를 기록한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환경부에 따르면 4일 현재 전국에 보급된 전기차(승용전기차·전기트럭·전기버스 포함)가 1만4208대로 집계됐다. 올해 정부가 목표로 한 8만4000대 중 보급률 17%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아직 상반기 마감까지 20여일을 남겨 놓고 있지만 지난 2019년과 2018년 상반기 전기차 보급률 각각 45%(1만5398대) 57%(약 1만1000대)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대다수가 보조금 수령(차량 등록기준)을 선착순으로 하고 있어 상반기에 신청자가 몰리는 게 일반적이지만, 올해는 '보조금 선착순 지급' 효과도 미흡했다.

2020년 현재 국내 전기차 판매량 1위를 달리고 있는 테슬라 모델3.
2020년 현재 국내 전기차 판매량 1위를 달리고 있는 테슬라 모델3.

전국 지자체는 저조한 보급 상황에 대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공급량 부족과 소비 시장 위축, 수입차 신차 출시 지연 등을 꼽는다. 실제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과 기이차 '니로EV'는 구매 계약을 하더라도 차량을 받기까지 최소 4~5개월이 소요된다. 국가 보조금은 차량 등록이나 차량을 인도 받은 시점에서 선착순으로 지급되기 때문에 차를 사고 싶어도, 차량을 제때 받지 못해 장기간 대기 중이거나 구매를 포기하는 층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지자체 관계자는 “2월달 전기차 보급 시작 후 한달만에 전기트럭이 완판된 것 말고는 승용전기차, 전기버스 등 전체적으로 보급이 저조한 상황이다”며 “코로나19 영향도 있지만, 국내서 살 수 있는 전기차 차종이 한정돼 있고, 매년 반복되는 현대기아차의 생산 지연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의 전기차 보급 목표 달성에도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2022년까지 43만대 전기차 보급 목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전기차 누적 보급 수가 약 11만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2년 6개월 동안 33만대를 보급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한편 환경부는 이달 초 '그린뉴딜' 정책 발표했다. 약 1200억원 투입해 1톤 전기트럭 5500대와 전기이륜차 1만대를 더 보급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업계는 전기트럭의 경우 생산자체가 많지 않은데다, 갑자기 생산 용량을 늘릴 수 없어 이마저도 어렵다는 분석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