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벤처에 가장 많이 투자한 기업은 현대차

국내 500대 기업이 최근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을 보유한 벤처·스타트업에 투자를 매년 확대하는 가운데 지난해 투자액이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친환경 자동차, 자율주행 등 유망 스타트업 발굴에 나선 현대자동차가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는 간접투자가 많아 상대적으로 통계 수치가 낮게 나타났다.

1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500대 기업 중 분기 보고서를 제출하고 2015년부터 올해 3월 말까지 타법인 출자 내역이 있는 168곳을 조사한 결과, 전체 464곳의 스타트업·벤처 기업에 총 2조7029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 지분 취득이나 펀드 등을 통한 간접투자는 제외한 수치다.

벤처·스타트업 투자금액이 가장 많은 기업은 현대자동차였다. 현대차는 총 53개 기업에 7157억원을 투자해 전체 투자액의 26.5%를 차지했다.

현대차는 친환경 자동차와 모빌리티,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등 다양한 분야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네이버가 3092억원을 투자해 2위를 기록했고 SK㈜(2648억원), 기아차(2346억원), SK텔레콤(1187억원), GS홈쇼핑(1069억원) 등도 1000억원 이상 투자했다.

현대모비스(771억원), 유한양행(725억원), LG전자(582억원), NHN(576억원) 등도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주요 3사가 5년간 투자한 금액은 총 1조원이 넘는다.

반면 재계 1위인 삼성전자는 12개 기업에 408억원을 투자해 14위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지분투자보다 경영권 인수를 포함한 인수합병(M&A)이나 미국 실리콘밸리 법인 및 펀드 조성을 통한 간접투자를 선호해 상대적으로 투자 실적이 적었다고 CEO스코어측은 분석했다.

투자 기업 수가 가장 많은 곳은 89곳에 투자한 네이버였고 현대차(53곳), GS홈쇼핑(26곳), SK㈜·SK텔레콤(각 19곳), LG전자(18곳), NHN(17곳), 기아차(14곳), 유한양행(13곳), 삼성전자(12곳), 엔씨소프트(11곳), 만도·SK하이닉스(각 10곳) 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들의 투자 규모가 가장 큰 분야는 공유차량 등 모빌리티 부문(20곳, 7130억원)이었다.

이어 친환경 차량 등 미래형자동차(21곳, 3000억원), AI·빅데이터(72곳, 2032억원), 자율주행(34곳, 1951억원), 바이오(38곳, 1674억원), 핀테크(16곳, 1142억원) 순이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