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포스트 코로나, 데이터 기반 환기에 답 있다

[기고]포스트 코로나, 데이터 기반 환기에 답 있다

코로나19 창궐 이후 분야를 막론하고 언급되는 이슈가 바로 '포스트 코로나'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생활 속 거리 두기로 바뀌며 코로나 종식의 기대감을 품을 때도 있었다. 그러나 이태원 클럽 발 집단 확진자 발생 이후 다양한 지역과 직업, 세대에서 n차 감염이 일어나며 코로나19 종식은 먼 나라 얘기가 됐다. “세계는 코로나 이전과 코로나 이후로 나뉠 것”이라고 예견한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의 말처럼 이제는 예전으로 돌아가려 하기보단 새로운 시대를 받아들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인지도 모른다.

새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감염병으로부터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청정위생 공간을 조성해야 한다. 그러려면 현대인이 하루 가운데 90% 이상을 머무르는 실내부터 청정위생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 정부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발생 이후 공간을 중심으로 한 방역이 이뤄지고 있지만 대부분 순간 효과를 보는 소독에 그치고 있다. 소독은 작업 이후 확진자 방문 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약점이 있다. 일시성 소독 대신 과학 검증이 된 기준으로 진행되는 공간 위생 지속이 해법으로 제시돼야 하는 이유다.

이처럼 여러 소독 솔루션 등이 제안되고 있지만 결국 소독의 일회성을 해결할 수 있는 최고의 소독은 환기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실내 공기를 1시간 이내에 다섯 차례 이상 교체하면 바이러스가 100분의 1로 줄어든다. 코로나19 환자가 치료받는 국가 격리 음압 병상의 경우 통상 1시간에 12번 공기를 교체하며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다. 다만 이는 일반 국민을 위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일 뿐 환기는 공간 특성에 따라 환기량 편차가 커서 이를 관리해 줄 전문 기준이 필요하다.

역대급 더위가 예상되는 여름은 우리에게 또 다른 숙제를 안긴다. 여름에 문을 닫고 냉방을 하게 되면 공기가 정체돼 실내 공기가 오염되고 바이러스가 확산할 가능성이 짙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질병관리본부는 에어컨을 가동하더라도 최소 2시간마다 환기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에어컨을 가동한 채 창문을 열어 환기하는 것은 에너지 효율 면에서 지속할 수 없는 방법이다.

결국 자연식 환기를 제외하면 남는 것은 기계식 환기지만 많은 실내공간에서 아직 환기장치 설치 여부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설치돼 있다 하더라도 데이터에 의해 제어되지 않아 에너지 효율은 고려되지 않은 채 운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핵심이 될 안전한 실내공간을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이 망라된 운영 인공지능(AI) 알고리즘과 이를 활용할 새로운 환기장치가 필요하다. 먼저 운영 AI 알고리즘은 일반 형태의 실내 공기 질 정화에 공간 방역 개념을 추가해야 하는 만큼 실내외 공기 질과 위생 상태를 데이터화해야 하고, 이후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내 공간 특성, 설치된 환기장치 성능, 필터의 종류와 교체 주기, 재실자 현황에 따른 환기량, 발암 및 비발암 물질의 위해성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운영 AI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가동될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환기장치는 환기와 냉난방을 떼어 놓을 수 없는 시대가 된 만큼 환기와 냉난방 기능이 함께 들어간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융·복합 공조시스템 형태로 개발돼야 할 것이다.

전 세계의 찬사를 받고 있는 'K-방역'이 해피엔딩으로 끝나기 위해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이정표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정부와 민간을 떠나 국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실내 청정위생 공간을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이다.

김동식 케이웨더 대표 kdsik@kweath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