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갤럭시Z 폴드2, 폴더블 '미래' 펼쳤다

외부 화면 6.2인치-내부 7.6인치
베젤 최소화...콘텐츠 몰입감 높여
초박형 유리 채택으로 내구성 향상
이물질 유입 차단...멀티 태스킹 강화

[이슈분석]갤럭시Z 폴드2, 폴더블 '미래' 펼쳤다

삼성전자가 세 번째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 폴드2'를 정식으로 선보였다. 전작에서 제기된 단점을 대거 보완, 경쟁사와 기술 격차를 벌리며 차세대 폼팩터 경쟁 주도권을 잡았다.

폴더블폰에 최적화된 독보적인 제품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비교 대상이 없는 사용자경험(UX)을 제시한다는 목표다.

삼성전자는 외부 화면 크기를 키웠고, 폴더블 디스플레이 내구성을 개선하고 힌지는 프리스탑 등 기능성을 추가했다. 갤럭시Z 플립에 적용한 플렉스 모드를 대화면에 최적화해 탑재하는 등 소프트웨어와 UX 측면에서도 혁신을 거듭했다는 평가다.

◇스마트폰 휴대성에 태블릿 대화면 접목

갤럭시Z 폴드2는 화면을 접으면 스마트폰, 펼치면 태블릿이라는 폴더블 폼팩터 장점을 극대화했다. 이를 위해 커버 디스플레이 크기를 일반 스마트폰과 동일한 수준인 6.2인치로 확대, 화면을 접은 상태에서도 불편함 없이 완전한 스마트폰 사용 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전작 갤럭시폴드 사용자가 4인치대 작은 화면으로도 이동 중 간편하게 인터넷 브라우징을 하거나 게임을 하고, 모바일 메신저 답장을 하는 수요가 크다는 점에 주목했다. 접고 다니는 태블릿이 주는 휴대성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기본 효용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커버 디스플레이 크기는 커졌지만 베젤을 줄인 심플한 디자인으로 한손에 착 감기는 편안한 그립감을 제공한다. 화면을 접은 상태에서도 스마트폰과 차이가 없는 디자인으로 이질감을 최소화했다.

메인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펼쳤을 때 크기가 7.6인치대로 커졌다. 테두리를 감싼 베젤 역시 두께를 최소화했다. 전작에서는 화면 오른쪽 상단에 크게 자리했던 노치 대신 인피니티-O 디자인으로 1000만화소 전면 카메라를 배치, 시원한 화면감을 제공한다.

메인 디스플레이는 초당 최대 120개 화면을 보여주는 120㎐ 가변 주사율의 다이내믹 아몰레드 2X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게임이나 인터넷 서핑 등 사용자가 보는 콘텐츠에 따라 최적화된 매끄럽고 부드러운 보는 경험을 제공하며, 배터리 효율성도 높였다.

◇UTG 적용으로 내구성 향상

화면을 보호하는 커버 윈도는 플라스틱 필름 기반 투명 폴리이미드(PI) 소재를 사용한 전작과 달리 초박형유리(UTG)를 적용해 내구성을 높였다. UTG는 두께가 매우 얇아 유연하게 접을 수 있으면서 긁힘에도 강한 유리 소재다. 갤럭시Z 폴드2에 적용된 UTG는 기존 스마트폰 윈도 두께(0.5㎜)보다 훨씬 얇은 30마이크로미터(㎛) 수준이다.

커버 윈도 아래에는 여러 겹으로 이뤄진 폴더블 디스플레이 적층 순서를 변경, 부드러운 층과 딱딱한 층 사이의 상호작용을 통해 내구성을 향상시켰다. 접착제 물성과 두께를 조정해 온도에 덜 구애받으면서 부드럽게 접히는 유연함은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폴더블 디스플레이 내구성 향상을 위해 디스플레이 자체의 기술적 진보뿐만 아니라 힌지 구조 역시 새롭게 재설계했다. 최적화된 '폴딩 곡률' 구현으로 완제품 두께를 줄이고, 화면이 접히는 부분 회복력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정교해진 하이드어웨이 힌지

앞서 갤럭시Z 플립으로 첫 선보였던 하이드어웨이 힌지는 갤럭시Z 폴드2에서 정교하게 완성됐다. 화면을 펼치면 힌지가 자연스럽게 기기 안쪽으로 숨겨지고, 펼친 상태에서도 빈틈없이 맞물리도록 설계해 심미성을 높였다. 기본적인 제품 색상과 별도로 힌지 색상을 플래티넘 실버와 리치 골드, 루비 레드, 사파이어 블루 등에서 선택 가능한 옵션도 선보일 예정이다.

힌지와 본체 사이의 미세한 공간에는 광섬유로 구성된 '스위퍼'를 배치, 화면을 접고 펼치는 과정에서 이물질 유입을 차단하고 바깥으로 배출되도록 설계했다. 컷팅 기술 개선으로 탄성과 내구성을 동시에 갖춘 나일론 섬유를 갤럭시Z 플립 대비 25% 얇게 구현했다.

하이드어웨이 힌지 핵심은 다양한 각도로 화면을 접은 상태에서 자유롭게 고정할 수 있는 프리스톱 기능이다. 힌지 내부에 캠(CAM) 매커니즘을 적용, 산등성이 모양의 부품 두 개가 서로 맞물려 돌아가면서 생기는 마찰을 이용해 여러 각도에서 고정이 가능하다. 보다 커진 화면을 지탱하기 위해 갤럭시Z 플립보다 캠과 스프링 부품을 두 배 늘려 도합 60개가 넘는 부품이 힌지 안에서 유기적으로 동작하도록 했다.

◇대화면에서 빛난 플렉스 모드

갤럭시Z 폴드2는 프리스톱 기능을 바탕으로 폴더블 폼팩터가 지닌 UX 차별화를 극대화했다. 단순히 큰 화면이 주는 장점을 넘어 접는 각도에 따라 외부 화면과 내부 화면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어 독창적인 차세대 모바일 경험을 제공한다.

[이슈분석]갤럭시Z 폴드2, 폴더블 '미래' 펼쳤다

플렉스 모드는 화면을 일정 각도로 펼쳤을 때 애플리케이션 화면이 위·아래로 분할된다. 위 쪽 화면을 뷰 파인더로 활용하면서 아래 쪽 화면으로는 사진 촬영 설정을 변경하거나 편집이 가능하다.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재생 속도를 조절하고 관련 영상을 찾아볼 수도 있다. 게임 실행 시에는 아래 쪽 화면을 게임 패드로 활용한다.

필요에 따라서는 단순히 갤럭시Z 폴드를 테이블 위에 세우고 바깥 쪽 화면을 동영상 시청에 편한 각도로 자유롭게 조절해 고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멀티 태스킹은 한층 강화됐다. 7.6인치 대화면을 2분할·3분할해 여러 앱 동시 구동을 지원한다. 드래그 앤드 드롭으로 방식으로 앱에서 앱으로 사진이나 텍스트를 쉽게 옮길 수 있다. MS 협력을 통해 업무 활용도가 높은 다양한 오피스 앱을 갤럭시Z 폴드2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이용 가능하다.

◇갤럭시Z, 새로운 모바일 카테고리 주역으로

삼성전자는 갤럭시Z 폴드2를 시작으로 '갤럭시Z'를 정규 스마트폰 라인업에 추가했다. 지난해 선보인 1세대 갤럭시폴드와 갤럭시Z 플립 역시 갤럭시Z 라인업으로 통합, 새로운 모바일 카테고리 개척 출발점으로 삼았다. 보다 저렴한 가격의 보급형 폴더블 스마트폰도 조만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행보에 맞춰 기존 플래그십 라인업인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 시리즈 개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미 내년 갤럭시S21 최상위 모델에는 S펜을 탑재하고, 갤럭시노트21은 다시 모델 수를 한 종으로 줄이는 등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폴드 시리즈에 S펜을 접목, 갤럭시노트를 대체하는 방안도 유력하다.

스마트폰 전문가는 “물량이 제한적인 내년까지 폴더블 스마트폰이 초프리미엄급 제품으로 일부 얼리어답터 수요에 대응하는 과도기적 시기를 보낼 것”이라며 “안정적인 폴더블 디스플레이 공급으로 제품 가격 인하가 가능해지고 S펜 적용을 위한 기술적 난제가 해결되면 갤럭시Z가 삼성전자 플래그십 라인업 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