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원대 우체국 금융 차세대 제안서 마감···빅3 참여 여부에 관심 집중

2000억원대 우체국 금융 차세대 제안서 마감···빅3 참여 여부에 관심 집중

IT서비스 3사가 2000억원대 우체국 차세대 종합금융시스템 구축 사업에 참여할지 관심이 고조된다. 올해 공공 분야 최대 사업인데다 3사가 7년 만에 대형 시스템통합(SI) 사업에서 격돌이기 때문이다.

우정사업본부 우정사업정보센터는 '우체국 차세대 종합금융시스템 구축 사업' 제안서 접수를 15일 오전 마감한다. 사업규모가 약 2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공공 IT 사업이면서 금융시스템 구축이 핵심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최대 관전포인트는 삼성SDS, LG CNS, SK㈜ C&C 등 IT서비스 3사 참여 여부다. 2013년 대기업 공공SW 사업 참여가 전면 금지된 이후 7년여간 3사가 한 사업에서 경쟁한 적은 없다. 삼성SDS가 한동안 공공과 금융 사업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3사가 다시 맞붙은 건 지난 7월 사업자가 가려진 농협 '디지털 금융시스템 개편 전략 수립' 사업에서다. 이 사업은 사업규모 4억원인 정보전략계획(ISP) 수립 사업이다. 시스템 구축을 비롯한 사업수행 역량을 앞세워 경쟁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우체국 사업에 관심이 모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3사가 모두 참여한다면 어느 때보다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공공은 물론 금융 분야 사업 역량을 모두 겨뤄야 한다. 대규모 사업에 어느 정도 준비가 됐는지가 관건이다.

삼성SDS의 경우 2018년 우체국 차세대 종합금융시스템 사업 ISP를 수행했다. 당시엔 ISP 사업자가 본사업에 참여할 경우 감점이 있었지만 법 개정으로 이 조항이 사라졌다. 사업 참여를 결정하는데 중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견·중소기업과 합종연횡은 또 다른 관전포인트다. 대기업은 중소기업과 컨소시엄을 맺어야 가점을 받기 때문에 중소기업 참여는 확실하다. 중견기업은 대기업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어 어떤 형태로든 손을 잡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수익성도 주목을 받는다. 우체국 사업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20~30% 축소돼 발주됐다는 게 IT서비스 업계 생각이다. 3사는 공공사업의 낮은 수익성을 고민해왔다. 참여를 고심하는 이유다.

IT서비스 기업 관계자는 “인력은 충분한 풀이 있고 우리가 부족한 부분은 다른 협력사와 손을 잡으면 된다”면서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따졌을 때 수익이 나는지 여부가 사업 참여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성이 떨어지면 이를 보전하기 위해 제안 내용을 축소하게 된다. 입찰에서 불리해진다. 높은 가격 점수를 받으려면 제안 가격을 낮춰야 하는데 이 역시 쉽지 않다. 3사는 이런 모든 사항을 놓고 막판 고심 중이다.

우체국 차세대 종합금융시스템 구축 사업은 낙후된 우체국 금융시스템을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기반 차세대시스템으로 전면 재구축, 우체국 금융의 경쟁력 강화 기반을 확보하는 사업이다.

우정사업정보센터는 오는 17일 제안발표회를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다음 달 최종 계약을 마치고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