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신세계 '조선 팰리스' 임차료만 139억…객실 매출의 70%

신세계조선호텔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럭셔리 컬렉션 호텔 조감도
신세계조선호텔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럭셔리 컬렉션 호텔 조감도

신세계조선호텔이 새로 여는 '조선 팰리스'의 임차료 부담이 객실 전체 매출에 7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막대한 고정비로 인해 부대시설 수익을 포함해도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조선호텔은 내년 4월 서울 역삼동 옛 르네상스호텔 부지에 들어서는 '조선 팰리스'의 객실점유율(OCC) 목표치를 66%로 책정했다. 내부서 정한 객실평균단가(ADR)는 32만4000원이다. 이 경우 254실을 보유한 조선 팰리스의 연간 객실 매출액은 198억원이다.

문제는 임대료다. 신세계조선호텔은 부지 재개발 투자사 이지스자산운용과 맺은 20년 장기 책임임대차계약에 따라 연간 139억원의 임차료를 납부해야한다. 목표로 정한 객실 매출의 70%에 달한다. 그룹 차원에서 이번 개발 사업에 지분 투자도 단행했지만 호텔 법인의 고정비 부담이 크다.

특급호텔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객실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0% 안팎이다. 나머지는 식음업장과 연회 등 부대시설에서 나온다. 이를 합쳐도 매출의 약 35%가 고정 임차료로 빠져나간다. 호텔업은 감가상각비와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큰 사업이다. 때문에 영업이익률도 8%에 못 미친다.

조선 팰리스가 손익분기점(BEP)을 맞추기엔 고정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다. 새로 여는 다른 사업장과 비교해도 임대료 부담이 크다. 내달 7일 여는 그랜드조선 부산은 객실 매출 목표치에서 임대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50%다. 그랜드조선 제주과 판교 그래비티도 각각 38%, 47% 수준이다.

전자신문이 입수한 신세계조선호텔 신규 사업장 전략 목표치
전자신문이 입수한 신세계조선호텔 신규 사업장 전략 목표치

신세계조선호텔은 이를 감안해 조선 팰리스 객실 마진을 최대한 높여 잡았지만 업황이 여의치 않다. 회사 측이 목표치로 정한 객실당 수익(RevPAR)은 21만3840원이다. 국내 특급호텔 평균이 12만원대고, 서울신라호텔이나 롯데시그니엘이 20만원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제값을 받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강남권 호텔 핵심 타깃인 외국인 비즈니스 고객 수요가 급감한 상황에서 목표 점유율 확보가 가능할지 미지수다.

인근에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가 리뉴얼을 마치고 12월 재개장하며, 안다즈 서울 강남과도 직접적 경쟁을 펼쳐야 한다. 현재 강남지역 호텔 OCC는 30% 수준까지 낮아진 상태다.

그럼에도 신세계그룹은 호텔업을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보고 정용진 부회장의 전폭 지원 아래 외형 확대를 위한 투자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당장의 수익보다는 롯데와 신라 등 선두 업체랑 격차를 좁히는데 주안점을 뒀다.

내달 7일 그랜드조선 부산을 시작으로 6개월간 신규 호텔을 5곳을 연달아 연다. 전체 호텔 사업장도 9곳으로 늘어난다. 레스케이프 등 독자 브랜드 부진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이번에는 메리어트 인터내셔널과 제휴를 맺고 안정적 성장을 꾀했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지난 3월 모회사 이마트로부터 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 받았다.

다만 신세계조선호텔 실적은 악화일로다. 지난 5년간 누적 적자만 1000억원에 달한다. 올 상반기에도 380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부족한 재원은 이마트 유상증자를 통해 벌충하고 있지만 이마트 역시 본업 부진으로 지원 여력이 한계에 다다랐다. 신세계조선호텔의 총 차입금은 4098억원으로, 차입 의존도가 70%를 넘어섰다.

신세계조선호텔 관계자는 “당장의 수익성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사업을 육성하기 위한 투자”라면서 “호텔업은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는 물론 변화된 소비 환경에 따른 성장 잠재력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