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대형마트 완전철수... 알뜰폰 지형 변화는 지속

이마트, 장기적 전략 부재로 고전
통신시장 포화-과도한 경쟁도 원인
금융-차 등 통신 융합 서비스 도전
KT스카이라이프도 시장 진출 가시화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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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의 알뜰폰 철수로, 대형유통점의 알뜰폰 도전은 막을 내리게 됐다. 국내 최대 유통 대기업도 고전할 만큼 통신시장 경쟁이 쉽지 않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대형 유통업체의 시장 철수가 알뜰폰 활성화 중단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금융과 자동차, 미디어, 사물인터넷(IoT) 등 통신 융합 서비스가 도전을 지속하고, 중소 알뜰폰도 합리적 요금상품을 내놓으며 분투하고 있다. 경쟁 활성화를 위한 사업자 노력과 정부 정책이 지속돼야 한다.

◇대형 유통기업 알뜰폰 시장 철수 배경은

이마트의 알뜰폰 철수는 내적으로는 장기적 전략 부재가 원인으로 손꼽힌다. 유통 분야는 소비 트렌드를 읽으며 상품을 주기적으로 교체하는 게 경쟁력을 좌우한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은 2012년 롱텀에벌루션(LTE)이 대세로 부상할 시점에서 소비자의 저가요금제 요구를 파악했다. 하지만 대형 유통점을 통한 판매 접점을 제공했을 뿐 서비스 관점에서 장기적 투자로 이용자 혜택을 지속 제공하며 매출을 확대하는 통신 전략에는 한계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통신시장 포화와 과도한 경쟁도 원인이 됐다.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는 7000만명, 알뜰폰 가입자수는 한때 800만명을 넘었다. 이동통신사 보조금 경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알뜰폰 시장은 이통사 자회사 위주로 재편됐다. 중소 기업은 선불요금제와 그에 준하는 저렴한 상품으로 틈새 시장을 공략해 성공을 거뒀다. 유통 기업은 특화된 소비자층을 발굴하지 못했고, 성장에 대한 의지도 꺾이게 됐다.

◇알뜰폰 시장 지형변화 지속

대형 유통업체의 알뜰폰 시장 철수를 알뜰폰 시장이 완전한 '레드오션'이 됐다는 근거로 삼기에는 부족하다.

알뜰폰 시장은 유통대기업 철수 이후에도 △MVNO 융합서비스 △이동통신자회사 △중소기업이 각자 시장에서 역할을 담당하면서 지형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알뜰폰의 본질인 통신망 임대를 통한 가상이동통신망(MVNO) 사업은 타 산업과 통신을 매개하면서 새로운 융합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자동차 산업 알뜰폰(MVNO) 시장 진출이 대표적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테슬라, 포르쉐 등 유력 자동차기업이 잇달아 MVNO 사업자로 등록했다. 그동안 이통사에 대한 단순 회선 구매를 넘어 자동차와 통신을 결합한 융합서비스를 자율적으로 개발하려는 행보다.

금융분야에서는 KB국민은행이 가입자 10만명으로, 대부분 이통사 가입자를 유치하며 선전하고 있다. 금융은 가입자 관리와 융합 시너지 측면에서 시너지를 창출하기에 적합한 분야로 손꼽힌다.

스마트공장, 제조업 등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도 알뜰폰 시장 진출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KT스카이라이프는 미디어기업으로서 알뜰폰 시장에 진출을 가시화하면서, 알뜰폰과 미디어 결합 등 서비스를 앞세워 시장에 자극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대기업 자회사 계열과 중소기업은 이통사에 비해 30~50% 저렴한 요금제를 출시하며 소비자의 저가 요금제 수요를 충족하는 구도가 지속될 전망이다.

알뜰폰 관계자는 “알뜰폰은 위기 속에서도 성장세를 회복 중”이라면서 “새로운 경쟁구도 속에 콘텐츠 분야 등 시장 질서를 파괴할 유력 사업자 등장을 지원하기 위해서라도 활성화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손지혜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