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6G 비전·기술 표준 구체화...2030년 5000억개 사물 연결

최고 전송 1Tbps·체감전송속도 1Gbps
초대용량 서비스...커넥티드기기 급증
인간 위주로 서비스되는 5G와 달리
'기계가 통신을 소비하는 시대' 예측

초고화질 3차원(3D) 홀로그램 미디어를 실시간으로 즐기고, 저궤도 위성으로 비행기와 선박에서 시·공간을 초월한 초고속 이동통신 이용이 가능하게 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주요국이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6세대(6G) 이동통신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주요국은 테라헤르츠(㎔)파 활용과 위성, 인공지능(AI) 활용 등 기술 비전을 확립하고 경쟁과 협력을 통해 상용화를 준비한다. 우리나라도 미래 기술 선점 전략과 동시에 미디어, 제조, 의료, 금융 등 분야 응용서비스 모델에 대한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이슈분석]6G 비전·기술 표준 구체화...2030년 5000억개 사물 연결

◇6G, 5G 성능 10배 진화에 AI·위성 접목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6G-초연결 시대를 여는 차세대 이동통신' 보고서를 통해 6G 핵심 특징과 산업 영향, 주요국 대응 현황을 진단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국이 제시한 6G 비전을 종합하면, 6G는 5G 성능을 10배가량 진화시키고, 이동통신 시·공간 제약을 극복하며 AI로 스스로 진단하고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6G 6대 핵심 비전을 △초성능 △초대역 △초정밀 △초공간 △초지능 △초신뢰로 정의했다.

최거 전송속도 1Tbps, 체감전송속도 1Gbps 이상을 충족한다. 초정밀 성능의 경우에 지연시간이 0.1㎳대다. 5G에 비해 10배 이상 성능을 구현한다. 주파수로는 최소 100㎓ 이상급에서 ㎔ 주파수대역을 개척하는 게 목표다. 5G 최대 대역폭인 800㎒을 넘어 수십 ㎓폭 주파수를 바탕으로 초대용량 서비스를 실현한다.

위성을 활용해 지상 10km 이내, 시속 1000km 속도에서도 서비스가 가능하고 네트워크 관리 전반에 AI를 적용해 관리자 개입을 최소화하면서도 사고에 대응한다. 해킹이 불가능한 양자암호통신도 적용한다.

주요국 비전도 우리나라와 대부분 일치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과 일본은 우리나라 기초 비전에 더해 6G 통신장비가 특정 제조사에 종속되지 않도록 하는 '오픈 랜' 적용을 강조한다. 유럽연합(EU)은 기본 비전에 더해 친환경 성능을 강조하는 게 특징이다.

◇홀로그램·원격수술 등 6G 융합서비스 진화 가속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글로벌 시장에서 2021년부터 6G 개념 정립에 이어 기술 표준화 작업이 시작돼 2028년부터 상용화를 개시하고 2030년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커넥티드(연결) 기기 폭발적 증가와 AI 활용 기술 확대, 개방형 협업을 통한 통신망 개발 등이 6G 시대 주요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지목했다.

6G 시대에는 모든 데이터가 클라우드에 저장되며 소통 차원이 직접 대면하는 것과 같은 수준으로 진화돼 스마트폰이 필요 없는 시대가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했다.

인간 위주로 서비스되는 5G 시대와 달리 6G 시대에는 본격적으로 기계가 통신을 소비하는 시대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6G 시대에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차량, 가전제품, 로봇, 제조시설 등 5000억개 사물이 6G 네트워크에 연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6G는 방대한 데이터 전송시간의 획기적 감소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뛰어넘어 3차원 홀로그램을 이용한 확장현실(XR) 비대면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끊김 없는 데이터 전송을 통해 원격 로봇 수술의 정밀도가 수십 배 높아지고, 완전자율주행차 등 초저지연 성능을 필요로 하는 실시간 서비스도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 분야에서도 6G에 블록체인 기술과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접목, 고액 금융거래 안전성을 배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6G 상용화로 산업과 사회의 모든 분야가 네트워크에 연결돼 산업 간 장벽이 사라지고, 개인 생활 모든 분야에서 편의가 증대될 것이라는 게 결론이다.

◇새로운 통신 패러다임 대응 필요

일각에서는 5G 전국망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시점에서 10년 이후 미래를 내다보고 기술을 준비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아직 망 구축이 완벽하지 않은 5G에 대한 소비자 불만도 팽배하다.

그럼에도 주요국은 6G 연구 개발에 착수했다. 새해부터 국제민간표준화기구(3GPP) 등을 중심으로 각국 경쟁과 협력을 거쳐 비전과 기술표준이 구체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국을 중심으로 상용화 경쟁이 시작된 만큼 우리나라 정부와 산업계가 방관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6G는 이전까지 통신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기업에는 새로운 기회로 인식되면서, 구체적인 기술개발 체계를 확립해 대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9년 차세대통신연구센터를 설립, 6G 선행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6G 백서를 공개했다. LG전자는 KAIST와 6G 연구센터를 설립해 대응하고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도 자체 연구소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기초 연구를 시작했다.

미국 AT&T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이동통신 분야 의장을 맡으며 6G 핵심특허와 기술 선점에 전략적 대응에 착수했다. 화웨이는 6G 연구를 위한 R&D센터를 캐나다 오타와에 설치했고, 차이나유니콤도 6G를 위한 전용 이노베이션 센터를 설립했다.

6G 비전이 10년 이후 완벽하게 구현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6G 핵심기술로 손꼽히는 네트워크 AI와 위성, 양자암호통신 등 분야에서 상당한 수준의 기초 기술이 확보되며 상용화 성과가 도출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는 진단이다.

통신전문가는 “5G 세계 최초 상용화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6G에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비대면 인프라 중요성이 지속 강조되면서 6G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