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SK와이번스 야구단 인수...'스포테인먼트' 새 먹거리 키운다

야구단 IP 활용 상품·서비스 개발 등
자사 유통 채널과 스포츠 연계 모색
화성테마파크 등 새 먹거리 투자 일환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이마트가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를 인수해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 본업인 유통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체험형 콘텐츠에 주력할 전망이다.

26일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SK텔레콤이 보유한 SK와이번스 지분 100%를 1352억8000만원에 인수했다. 매매대금은 보통주 1000억원, 토지 및 건물 352억8000만원이다. 본 계약은 다음달 23일 체결한다.

이번 SK와이번스 인수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 정 부회장은 온라인 공세에 맞서 오프라인에서만 누릴 수 있는 체험형 공간을 만드는데 주력해왔다. 복합쇼핑몰 스타필드가 대표적 사례다. 스타필드 고양은 전체 면적의 30%를 비판매시설로 채웠다. 대신 스포츠·수영장·키즈카페를 조성해 고객 체류시간을 극대화했다.

특히 스포츠와 유통을 결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이미 효과를 거둔 바 있다. 스타필드에 위치한 스포테인먼트 테마파크 스포츠몬스터는 집객 역할을 톡톡히 했다. 기대 이상 성과에 이마트는 스포츠몬스터 운영업체 위피크 지분을 22.9% 사들였다.

프로야구단 역시 '라이프스타일 센터'로 꾸려 시너지를 꾀한다. 야구장에서 새로운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해 두터운 야구팬층을 이마트 고객으로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이마트가 보유한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과 스포츠를 연계한 새로운 마케팅을 통해 젊은 세대를 미래 고객으로 유입시킨다는 계산이다. 회사 관계자는 “프로야구 800만 관중과 신세계그룹 고객을 접목하면 다양한 '고객 경험의 확장'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통 사업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창출한다. 야구단 지식재산권(IP)을 접목한 식품과 생활용품, 반려동물용품 등 다양한 카테고리 관련 상품 및 서비스를 개발한다. 지금도 인천 문학구장에 '이마트 바비큐존', '이마트 프렌들리존'을 운영하며 스포테인먼트 마케팅을 활발히 전개 중이다.

SK와이번스
SK와이번스

놀이문화 속에 쇼핑을 녹여내겠다는 정 부회장의 미래형 유통 구상은 야구장에서 테마파크로 이어진다. 이마트는 2031년 개장을 목표로 올해 화성국제테마파크 착공에 돌입한다. 이마트는 테마파크 조성사업을 위해 신세계화성 법인을 별도로 설립하고 4조5700억원을 투자한다. 이 역시 단순 놀이공원이 아닌 쇼핑몰과 리조트, 호텔을 모두 포함한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한다.

정 부회장은 “앞으로 유통업의 경쟁 상대는 테마파크나 야구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대형마트와 쇼핑몰도 기존 유통업 한계를 넘어 소비자와 새로운 접점을 확대하지 않는다면 생존 자체가 어렵다는 얘기다. 이제는 직접 테마파크와 야구장 사업에 뛰어들었다. 새로운 고객 확보는 물론 내부 임직원 결속력 강화 효과까지 기대한다.

새 먹거리 투자를 실탄도 충분하다. 이마트의 작년 3분기 별도기준 누적 이익잉여금은 3조3900억원에 달한다. 신세계를 포함하면 사내유보금이 6조원을 넘는다. 이번 야구단 인수 대금은 전액 사내 유보금으로 충당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통합과 온라인 시장의 확장을 위해 수년 전부터 프로야구단 인수를 타진해왔다”면서 “기존 고객과 야구팬들의 교차점과 공유 경험이 큰 만큼 상호간의 시너지가 클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