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 QD디스플레이 TV 상용화 협력 의미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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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의 협력이 주목되는 건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퀀텀닷(QD) 디스플레이 TV 상용화가 가시화되고, 차세대 대형 디스플레이 기술로 성장할 중요한 발판이 마련된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QD 디스플레이 구조<자료=삼성디스플레이>
QD 디스플레이 구조<자료=삼성디스플레이>

QD디스플레이는 파란 빛을 내는 블루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위에 퀀텀닷 컬러필터를 얹어 색 재현력을 높인 디스플레이다. 세계 처음 시도되는 기술이다 보니 상용화와 시장성에 대한 우려가 컸다. 특히 품질, 수율, 가격, 생산능력 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 등이 엇갈렸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현재 구축한 Q1 라인은 8.5세대 원장 기준 월 3만장, 50~60인치 TV 기준 연간 200만대 정도 밖에 만들 수 없는 규모다. 세계 TV 시장이 연간 2억대 이상임을 감안하면 전체의 1% 정도에 그치는 적은 양이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QD디스플레이 패널을 채택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세계 최대 TV 제조사인 삼성전자의 선택으로 삼성디스플레이는 추가 투자에 나서 생산능력을 확대할 수 있고, 다른 고객사를 찾는 데도 유리해진다. 세계 1위 TV 업체가 인정한 디스플레이인 셈이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QD 투자로 계획한 총 13조원 중 지금까지 약 3조원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의 협력으로 이제 본격적인 QD디스플레이 생산라인 증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디스플레이 시장조사업체 스톤파트너스 김기현 이사는 “TV 제조사 입장에서는 패널의 안정적인 공급이 중요하기 때문에 증설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양산 능력 확대로 삼성전자뿐 아니라 다른 고객사 확보에도 착수할 것으로 관측된다.

작년 7월 열린 QD 설비 반입식 모습.<사진=전자신문DB>
작년 7월 열린 QD 설비 반입식 모습.<사진=전자신문DB>

QD디스플레이 상용화는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 경쟁력과도 밀접히 연관된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그동안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도했지만, 차세대 대형 디스플레이와 관련해서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급성장으로 LCD 시장이 레드오션이 되면서 LCD를 대체할 차세대 대형 디스플레이 준비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화이트(W)-OLED를, 삼성디스플레이는 QD디스플레이 기술을 보유했지만 양사 모두 세계 시장을 선도할 만큼의 '대세화'에는 이르지 못했다. LG디스플레이 W-OLED가 그나마 속도를 내 올해 연간 80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할 정도로 성장했으나, 중국 업체들이 코로나19 특수를 통해 체력을 키우고 있어 차세대 대형 디스플레이 기술 육성이 시급했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가 QD디스플레이 상용화에 의기투합함으로써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QD디스플레이 TV 상용화를 위해 구체적 협상과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가 서로 다른 눈높이를 어떻게 좁힐지가 관건이다. QD디스플레이는 W-OLED 대비 생산원가가 상당히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가격경쟁력 확보를 강하게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수율과 품질 안정화, 대량 생산 체계 구축이 과제로 보인다. 앞으로의 조율 결과에 따라 출시 시기, 규모, 제품 포지션 등이 결정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11월 QD디스플레이 패널 양산을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2022년 신형 프리미엄 TV 적용이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고객사 관련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한종희 삼성전자 사장(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이 지난 1월 온라인으로 진행된 삼성 퍼스트 룩 2021 행사에서 신제품과 전략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사진=삼성전자>
한종희 삼성전자 사장(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이 지난 1월 온라인으로 진행된 삼성 퍼스트 룩 2021 행사에서 신제품과 전략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사진=삼성전자>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