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중소기업 NFC 기술 침해 혐의로 피소

LG전자, 중소기업 NFC 기술 침해 혐의로 피소

LG전자가 중소기업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기술 관련 특허 침해 혐의로 피소됐다.

LG전자는 지난해 말에도 RF사이버라는 미국 업체로부터 간편결제 기술 특허 침해 혐의로 소송에 휘말렸다. 이번에는 이례로 국내 중소기업이 LG전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큐주식회사 미국법인 에이큐테크는 이달 초 LG전자를 상대로 미국 텍사스주 서부지방법원에 특허법 위반 소송을 제기했다. 이제 막 소장이 접수된 단계로, 재판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에이큐테크는 자사가 소유한 NFC 관련 결제 기술을 LG전자가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이 기술은 에이큐주식회사가 10여년 전에 국내에 출원한 NFC 관련 특허 3개를 병합, 미국에 등록한 특허다.

이 기술은 NFC 기술을 활용, 다양한 콘텐츠를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NFC 단말기에서 멀리 떨어진 상태에서 콘텐츠 인식을 가능하게 하거나 인식 속도를 높이는 기술이다. NFC를 활용한 광고 시스템 구축 기술도 포함돼 있다. 이번에는 LG페이 등에 적용한 기술에서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에이큐주식회사는 연 매출 약 2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이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 LG전자 등에 모바일 NFC 안테나를 공급하던 협력사다. NFC 안테나 분야에선 누적 생산이 가장 많다.

에이큐주식회사가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특허 침해 소송을 낸 점도 주목받고 있다. 한국보다 미국에서 승소했을 때 배상액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적게는 수십 배에서 많게는 수백 배까지 차이가 난다. 그러나 중소기업이 미국에서 특허 소송을 제기한 것에 부담도 만만치 않다. 미국에서 특허 소송을 제기할 때 특허법인과 변호사 수임료만 최소 수십억원이 들기 때문이다.

NFC와 간편결제 기술은 범용화된 지 10년이 넘은 기술이다. 오래된 기술일수록 배상액이 커서 특허 소송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강민수 광개토연구소 대표 변리사는 “5년 이상 오래된 특허를 놓고 침해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90% 이상”이라면서 “범용화된 기술 관련 특허는 배상금이 천문학 규모로 커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범용화된 기술인 만큼 특허 침해와 관련해선 다툼의 여지도 많다. LG전자는 소장을 면밀하게 검토해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LG전자, 중소기업 NFC 기술 침해 혐의로 피소

한편 신기술을 채용한 제품이 늘면서 앞으로도 특허 침해 분쟁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우리 기업도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양한 기술을 집약한 통신과 소프트웨어(SW) 분야 특허 분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강 대표 변리사는 “조선, 철강 등 제조업 분야는 특허관리전문기업(NPE)의 공격이 거의 없는 산업”이라면서 “주로 수많은 기술이 집약된 통신과 SW 분야에서 NPE 공격이 집중돼 면밀한 특허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