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필연적 가전 연동 수요, OCF 표준 적용 확대 전망

스마트홈 구현 기반은 기기간 물리적 연동이다. 제조사, 제품 종류가 다르면 프로토콜도 다르기에 별도 연동 작업이 필요하다.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2018년 만들어진 게 오픈커텍티비티포럼(OCF) 사물인터넷(IoT) 국제표준이다.

OCF는 2014년 7월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기업이 주도해 설립한 국제 표준단체다. 두 기업 외 인텔, 퀄컴, 마이크로소프트(MS), 일렉트로룩스, 하이얼 등 400여개 글로벌 정보기술(IT)·가전 기업이 참여한다. 2018년 IoT 상호운용성 관련 국제표준으로 OCF 1.0이 ISO/IEC JTC 1 국제산업표준으로 비준됐다. 현재 OCF 2.2.2 버전까지 개발됐다.

표준 초기 버전이 2016년부터 개발됐고, 2018년 공식 비준이 됐지만 적용 사례는 많지 않다. 국내기업 중 OCF 표준 인증을 받은 곳은 삼성전자, LG전자, KT, 한국전력, 바인테크 등 5곳에 불과하다. 이중 삼성전자가 조명, 냉장고, 에어컨 등 5개로 가장 많고, KT가 게이트웨이 등 4종으로 뒤를 잇는다. LG전자는 TV 애플리케이션 등 2개, 한국전력은 전력관리 애플리케이션 1종을 인증받았다.

OCF는 국제표준임에도 현재까지 인증받은 제품이 전체 200여개에 불과하다. 가장 많이 받은 기업이 38개 제품 인증을 받은 일렉트로룩스다.

삼성전자는 모든 제품에 OCF 표준을 적용했지만, 인증까지 받지는 않았다. 실제로 타 기기와 연동한 사례가 없거나 인증받지 않은 사례는 더 많다.

홈 IoT 부문 세계 최초 국제표준이라는 의미가 무색하게 OCF 적용은 더디다. 그만큼 기업마다 속내가 다르다는 의미다.

이유는 명확하다. 타 제조사 기기와 연동을 위해서는 기술적, 사업적 검토와 테스트가 필수다. OCF 2.0 버전이 2019년 말부터 공개되기 시작해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 타 제조사 간 연동 필요성은 시장 후발주자 혹은 점유율이 낮은 기업일수록 강하다. 그동안 집안 가전기기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먼저 움직일 필요가 없었다.

올해를 기점으로 OCF 국제표준을 접목한 통합 연동 움직임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집안 모든 가전을 한 회사가 독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소비자의 기기 연동 수요가 커지면서 가전 기업도 타 제조사 연동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이병헌 OCF코리아포럼 선임은 “타 제조사 기기와 연동이 필연적인 상황에서 국제표준은 기술과 보안, 개발 편의성 면에서 훌륭한 도구”라면서 “국내에서는 건설사를 중심으로 통합 연동 요구가 커지고, 해외에서는 제조사 구분 없는 스마트홈 플랫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OCF 표준 적용도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