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비상장 투자', 묻지마 아닌 건전한 모험투자로 만들자

전반적 투자 열기가 뜨겁다. 동학개미, 서학개미라 불리는 개인투자자가 끊임없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상장주식이나 암호화폐, 외국주식을 넘어 비상장기업에까지 자금이 계속 유입되고 있다.

시장에 참여할 창구도 다양하다. 사모펀드, 개인투자조합, 금융권에서 개설한 장외시장, 혁신금융서비스로 허가받은 비상장거래소 플랫폼까지 이전보다 일반인의 접근이 쉬워졌다. 일부에선 이를 '제2 벤처 붐'의 신호로 해석하기도 한다.

투자시장은 분명 활황이다. 최근 상승세가 잠시 주춤했지만 코스피는 3000선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고, 코스닥도 900 후반선을 오간다. 올해 코스피 지수가 3630까지 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벤처투자로 대표되는 비상장투자 역시 모든 지표에서 최고 실적이다. 현재 공식 집계되지 않는 개인의 비상장투자 현황까지 포함하면 어느 때보다 많은 돈이 시장에 유입된 것은 확실해 보인다.

주식시장에서 재미를 보지 못한 개인과 이전보다 고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대거 비상장주식을 겨냥하고 있다. 비상장시장에 뛰어든 개인투자자 가운데 상당수가 공모주 투자에서 재미를 본 2030세대라는 인식도 있다.

다만 투자에는 책임이 따른다. 개인과 기관, 일반인과 전문투자기업의 정보비대칭이 크게 벌어질 수 있어 개인의 직접 투자는 위험이 크다. 이보다 앞서 라임사태 같은 불완전판매가 다시 불거지지 말란 법도 없다.

각종 허위 정보를 미끼로 유사수신행위를 하는 브로커가 여전히 시장에 존재한다. 비상장기업에 대한 투자는 규격화된 증권거래소를 통하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 보호 대상 우선 순위에서 밀리기 쉽다.

비상장 투자는 일반투자자에게는 좋은 투자처가 되고 초기 기업엔 좋은 자금 조달 수단이 된다. 비상장기업에 대한 '묻지마 투자'를 제2 벤처 붐으로 이끌 좋은 투자로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우선 시장의 투명성을 해치는 불법·편법 참여자를 엄격히 단속해야 한다. 또 간접투자 방식으로 위험성을 낮출 수 있는 장외주식 전문 투자펀드를 키워 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기자수첩]'비상장 투자', 묻지마 아닌 건전한 모험투자로 만들자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