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온 나영호號 출범…'롯데판 빅스마일데이' 연다

나영호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장 부사장
나영호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장 부사장

롯데그룹이 통합 쇼핑몰 '롯데온' 새 대표에 나영호 이베이코리아 전략사업본부장을 선임하고 재도약에 나섰다. 롯데온은 e커머스 전문가인 나 대표를 앞세워 체질 개선과 실적 반등을 꾀한다. 출범 1주년을 기점으로 역대 최대 규모 행사를 전개, 부활의 신호탄을 쏘겠다는 각오다. <본지 3월 26일자 17면 참조>

롯데지주는 12일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본부 대표에 나영호 부사장을 정식 인사 발령했다. 나 신임 대표는 롯데닷컴 창립 멤버 출신으로, 이베이코리아에서 스마일페이 등 주요 전략 사업을 총괄해 왔다. 특히 롯데온 대표직을 기존 전무급에서 부사장급으로 격상, 역할과 위상을 강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통합에 따른 계열사 간 첨예한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하는 자리인 만큼 사업부 내 백화점과 동등한 직급으로 힘을 실어 준 모습”이라고 말했다.

나 대표는 이베이코리아의 유연한 조직 문화를 롯데온에 이식하고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스마일페이·스마일카드 등 간편결제 서비스, 모바일 e쿠폰, 글로벌샵 등 사업을 주도한 경력을 살려 롯데온 플랫폼 고도화와 오픈마켓 사업 확장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보다 앞서 롯데온은 롯데멤버스와 롯데정보통신에 위탁해 온 에스크로 서비스, 모바일 상품권 사업을 넘겨받아 내재화했다.

외부 인재 수혈로 조직 쇄신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베이코리아 입찰에 참여한 롯데쇼핑이 적정 인수 가격 책정을 마치고 예비 실사에 들어간 만큼 이번 인수전에서 내부 사정에 밝은 나 대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롯데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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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도로 침체된 사내 분위기를 추스르고 실적 반등을 이끌어야 하는 임무도 막중하다. 지난해 롯데온 거래액은 7.0% 증가한 7조6000억원으로 시장 평균치를 밑돌았다. 1분기에 1조9000억원이던 거래액은 통합 플랫폼으로 출범한 2분기에 오히려 1000억원 줄었다. 그룹 내부 감사를 받고, 전임 대표가 실적 부진 책임을 지고 사임하는 등 임직원의 동요도 만만치 않다.

롯데온은 이달 28일 출범 1주년을 맞아 분위기 쇄신을 위한 대규모 행사를 전개한다. 공격적 프로모션으로 신규 고객을 창출하고 본격적인 반등 발판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오는 26일부터 진행되는 이번 1주년 행사는 출범 이후 최대 규모로, 전사 역량을 총동원한 물량 공세와 가격 혜택을 앞세운다. 행사 물량만 2조원을 넘어서며, 수백억원대에 이르는 할인 쿠폰도 배포할 예정이다.

롯데온은 이번 행사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개월 동안의 준비 기간을 거쳤다. 모객을 위한 단독 상품을 기획하고, 행사에 참여할 오픈마켓 입점 셀러를 모집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나 신임 대표의 첫 시험대로, 이베이코리아 빅스마일데이와 같은 전략 행사로 구성해서 롯데온을 고객들에게 각인시키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디지털 마케팅, 할인 프로모션 등 공격적 투자를 통해 올해는 거래액을 대폭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