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대학포럼]<15>방위사업기술 확산을 통한 수출경쟁력 강화 전략을 준비할 때

지난 4월 9일 4.5세대 한국형 전투기 보라매(모델명 KF-21)의 시제기 출고 행사가 열렸다. 우리 기술 기반의 본격적 방위산업 시대가 활짝 열렸음을 알리는 기분 좋은 소식이었다. 전투기 생산국은 곧 선진국 지표로 받아들인다. 4세대 이상 초음속전투기 자체 개발로는 세계 8번째이다. 이번 차세대 전투기 생산은 코로나19로 모든 국민이 지쳐 있는 지금 미래세대에 꿈을 심을 자랑할 만한 성과다. 이러한 성과 이면에는 지난 2017년부터 혁신적·도전적 방위산업 육성 5개년 계획을 실행하고 있는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의 지속적 노력이 있다는 것을 간과해선 안 된다.

지난 3월 말 2021년도 방위사업청 연간사업계획 및 목표설정에 대한 내부평가회의가 개최됐다. 2020년도에 중점 추진된 효율적 사업관리를 통한 방위력 개선, 민·군 협력을 통한 혁신적 국방 연구개발(R&D) 여건 조성, 방위산업 성장 모멘텀 확대를 통한 방산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및 수출 확대, 2006년 방위사업청 개설 이래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되는 청렴성 및 투명성 강화 목표가 지속 추진될 수 있도록 사업을 재정비하는 자리였다.

올해는 2017년 이후 추진된 방위사업개혁의 완성 연도로서 방위사업법 개정을 통한 방위사업 투명성 확보, 방산연수원 신설을 통한 방산 종사자의 전문성 강화 및 개발 제품의 신속획득제도 등 개혁을 완수해야 한다. 표준원가제도 도입과 성실성 추정원칙(사업을 성실히 수행함이 증명될 경우 인도 지연이나 사업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 제도)을 통한 방산 기업의 경쟁력 강화 등 다양한 제도 개선으로 구체적 성과를 창출해야 하는 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 방위산업 역량 강화의 중요한 시기다.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세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을 제안한다. 먼저 4차 산업혁명의 다양한 기술이 어떻게 방위산업 분야에 활용되고, 이렇게 활용된 방위산업 기술이 다양한 산업 분야로 확산해서 기업의 수출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끌어내는 전략 수립이 중요하다.

인터넷 발달이 방위산업으로부터 시작돼 지금에 이르렀다는 점을 참고하면 방산 분야 원천기술은 우리 중소벤처기업을 글로벌 유니콘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정도의 파급효과를 낼 수 있다. 방산 R&D가 기업의 수출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는 구체적 방안 마련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다음으로 공정과 협업 관점에서 방위사업청과 방위산업진흥회·한국국방연구원·국방기술품질원 등 유관 기관 간 중복 업무 제거, 업무 간 협업체계 구축을 위한 종합적 업무 분석이 필요하다. 정부기관과 방산기업의 협업뿐만 아니라 관련 기관 간 장벽 없는 소통이 우리나라 방위산업 발전에 근간이 됨을 고려, 적절한 방위산업 업무체계 전반에 걸친 검토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방위산업 경쟁이 이미 시작된 미래 우주산업으로의 전환에 대한 청사진을 준비해야 한다.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가능할 것으로 본 스페이스X(테슬라)와 블루오리진(아마존) 등 첨단 우주산업 기업이 성큼 우리 앞에 다가와 있다. 바이오, 모빌리티, 차세대반도체 등 첨단기술 집합체인 우주산업은 방위산업이 그 기틀을 잡아 나아가야 할 분야다. 이러한 점에서 방산연수원 설립에 많은 박수를 보낸다.
올해 계획한 사업 목표 달성 노력을 통해 방위사업청에 대한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는 한편 청렴성과 전문성 강화를 바탕으로 내부 조직원, 유관기관 및 방산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방위산업의 경쟁력 향상이 이뤄질 때 글로벌에서 우주로 향하는 우리나라 방위산업의 미래가 활짝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정연천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교수
정연천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교수

정영천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교수 jyc0287@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