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글로벌리더' 4인 CEO…“고객 편의성 고민이 스타트업 혁신 출발점”

황태일 글로랑 대표 "온라인 키즈 수업, 공·사교육 한계 극복"
최훈민 테이블매니저 대표 "AI로 식당 데이터 분석…판매 수요 예측"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 "자율주행 배달로봇 '뉴비' 대기업 러브콜"
김지원 레드윗 대표 "연구수행 과정·결과 기록 앱 '구노' 개발"

'혁신은 기존 틀에서 벗어난 접근으로 고객·인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최근 미국 포브스 선정 '아시아 30세 이하 글로벌 리더'에 이름을 올린 한국 청년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 4명이 정의한 '혁신'이다. 이들은 혁신 출발점을 '고객 편의성 고민'으로 꼽았다. 기존과 다른 접근 방식으로 고객 문제를 바라보고, 고객의 경험 가치를 긍정적으로 이끄는 서비스를 만드는 게 혁신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일 미 포브스지가 발표한 30세 이하 청년 리더에 국내 스타트업CEO들이 이름을 올렸다. 왼쪽부터 황태일 글로랑 대표, 최훈민 테이블매니저 대표, 김지원 레드윗 대표,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
지난 20일 미 포브스지가 발표한 30세 이하 청년 리더에 국내 스타트업CEO들이 이름을 올렸다. 왼쪽부터 황태일 글로랑 대표, 최훈민 테이블매니저 대표, 김지원 레드윗 대표,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

포브스는 지난 20일 10개 분야 30세 이하 청년 리더들을 분야별로 선정해 발표했다. 여기에 국내 스타트업 대표 15명이 포함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들은 '코로나19 세대'로 통할 정도로 심각한 경기 불황과 청년 실업난 속에 창업 전선에 뛰어들어 성공 스토리를 써 내려가고 있는 '용감한' 청년 CEO로 평가 받았다.

유학 플랫폼 '유스'를 운영해 온 황태일 글로랑 대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유학 지원이 어려워지면서 모든 매출에 대한 환불이 이뤄질 정도로 위기를 맞았다. 황 대표는 당기순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온라인 키즈교육 서비스 '꾸그'를 론칭했다. 서비스 오픈 5개월 만에 100개 수업을 열었고, 월 평균 서비스 성장률이 117%로 급성장했다.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마인크래프트 수업은 물론 과학·영어 수업까지 다양하게 갖췄다. 올해 안에 선생님 1000명 확보, 수업 1만개 오픈이 목표다. 이 같은 성장세를 인정 받아 누적 투자·지원금 50억원을 유치했다.

황 대표는 “혁신이란 고객이 '이 서비스 없이 어떻게 살았지'라고 말하게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기존 공·사교육 시장의 한계를 극복해 서비스 재구매 비율을 95% 이상으로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레스토랑 예약·고객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테이블매니저'의 최훈민 대표도 코로나19 사태에 더욱 진가를 발휘했다. 특히 매장 예약과 고객 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서 판매 수요를 예측하고, 이를 각 점주에게 전달해서 식자재 등 원가를 절감할 수 있도록 했다.

최 대표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외식업계에 매장 빈자리를 상품권화해서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작은 레스토랑에서도 수천만원의 매출이 발생할 정도로 효과가 컸다”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 외식업계 자동화·효율화에 앞장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는 카메라 기반의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배달로봇을 개발했다. 최근 실외 자율주행 배달로봇 '뉴비'가 무인 주행에 성공하면서 SK텔레콤, 만도 등 여러 기업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기술 창업은 특허가 곧 혁신을 상징한다고 착각할 수 있다”면서 “혁신 기술 기반으로 고객 또는 인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혁신의 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지원 레드윗 대표는 연구 수행 과정과 결과를 기록하는 전자연구노트앱 '구노'를 개발했다. 수기로 작성한 연구노트를 사진으로 찍어 보관하고, 블록체인 기술로 위·변조를 방지했다. 기술과 사용 편의성을 인정받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창업 경진대회는 물론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연구개발(R&D) 과제 시 공식 연구노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 대표 역시 “스타트업의 본질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끝없이 풀어 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 후한 점수를 매겼다. 5점 만점에 평균 4점을 줬다. 스타트업 창업 문턱이 많이 낮아진 데다 선배 기업가들이 후배 창업가를 이끄는 네트워크가 더욱 돈독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창업 기회가 열려 있고 스타트업에 대한 인식도 크게 개선된 것을 체감하고 있다”면서 “다만 스타트업의 엑시트 문턱은 여전히 좁은 상황으로, 인수합병(M&A)이나 기업공개(IPO) 활성화 환경이 조성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많은 청년이 취업 도피처로 창업을 택해서 정부 지원에 기대어 무작정 스타트업 항해에 뛰어드는 것은 경계했다. 이 대표는 “왜 창업이 하고 싶은지, 이것만 하고 살아도 행복할 수 있는지를 깊이 고민해야 한다”면서 “특히 비즈니스 모델을 명확하게 구체화하지 않으면 생존 확률은 낮다”고 강조했다.

<표>'아시아 리더' 청년CEO 4인이 말하는 스타트업과 혁신

'아시아 글로벌리더' 4인 CEO…“고객 편의성 고민이 스타트업 혁신 출발점”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