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건배달 '배민1' 돌풍…배민, 쿠팡이츠의 강남3구 재탈환 나섰다

우아한형제들 8일 앱 개편
건당 1000원 파격 수수료 정책 제공
묶음배달 선호 라이더와 갈등은 변수

배달의민족(왼쪽)이 오는 8일 단건배달 서비스 배민1을 출시한다. 쿠팡이츠(오른쪽)에게 내준 강남3구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빠르게 재탈환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왼쪽)이 오는 8일 단건배달 서비스 배민1을 출시한다. 쿠팡이츠(오른쪽)에게 내준 강남3구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빠르게 재탈환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이 오는 8일 출시할 단건배달 서비스 '배민1'에 식당들의 입점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배민이 강남 3구(서초구·강남구·송파구) 시장점유율 1위를 쿠팡이츠에게 내준 직후 단건배달로 맞불을 놨다. 선두자리를 빠르게 되찾는 게 목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이 지난 4월 12일 단건배달 '배민1' 입점식당을 모집한 이래 한 달 반 동안 약 4만개 업소가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이츠가 2년에 걸쳐 약 12만개 업소를 가입시킨 것을 감안하면 매우 빠른 속도다.

'배민1'은 배달대행 플랫폼을 통해 라이더를 연계하던 기존 주문중개(MP, Market Place)와 달리, 주문부터 배달까지 한 번에 처리하는 자체배달(OD, Own Delivery) 서비스다. '배민1'의 OD방식은 라이더 1명이 배달 1건만 수행하는 '단건배달'이다. 소비자가 갓 만들어진 음식을 빠르게 받을 수 있어 고객만족도가 높다보니 OD방식은 음식배달 시장에서 세계적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국내에서는 쿠팡이츠가 '단건배달'을 처음 선보여 고객 호평을 받았다. 배달시장 점유율도 빠르게 높였다. 쿠팡이츠는 국내 음식배달 시장의 바로미터 강남 3구에서 1분기 업계 1위 배민을 밀어내고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쿠팡이츠는 서울시 배달 주문수 20%를 차지하고 인구밀도가 높고 소득 수준이 높아 부가가치가 큰 상징성이 있는 강남 3구를 차지하면서 제주도까지 서비스를 확대했다.

쿠팡이츠의 성장세와 세계적 추세를 지켜본 우아한형제들은 '배민1' 서비스를 오는 8일 출시한다. 11년 만에 배민 앱을 전면 개편하는 것이다. 아직 정식 서비스도 시작하지 않았지만 배민에 입점한 25만개 식당 중 약 4만개가 '배민1'에 입점했다. 2년 만에 12만개 업소를 확보한 쿠팡이츠를 단건배달 시장에서 빠르게 쫓고 있다. 배민이 1분기에 빼앗긴 강남 3구를 2분기에 재탈환할지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배민1'과 쿠팡이츠의 프로모션 가격(주문중개 건당 1000원, 배달료 5000원)은 같다. 그러나 정상 가격 수수료율이 '배민1'이 12%로 쿠팡이츠 15%보다 낮게 책정됐다. 양사는 주문건당 1000원이라는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제공하고 있다. 기존에는 소비자가 2만원 이상 주문 시 식당주가 주문중개·결제·배달 등 명목으로 총 9000원 이상 수수료를 내야했다.

라이더는 동일시간 일하고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묶음배달을 선호한다. 1시간에 5건 배송하던 라이더들이 1시간에 2~3건 배송하다보니 편법을 동원해 묶음배달을 하며 플랫폼사와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쿠팡이츠는 최근 “GPS 조작, 과도한 거절, 배정 후 취소, 무시 사례는 고객과 상점의 경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업무위탁 제한조치 기간을 1일에서 7일로 확대했다. 일부에선 징계를 받은 라이더를 중심으로 '배민1'으로 이탈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단건배달은 따끈한 음식을 받는 최종소비자의 만족도가 높은 반면 라이더 수익이 감소하고 배달기사와 매칭율이 낮아져 식당주가 피해를 볼 수 있다”면서 “단건배달 시스템 효율성을 높여 고객, 식당주, 라이더 3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우아한형제들은 11년 만에 배달의민족 앱을 전면 개편하고 배민1 서비스를 오는 8일 출시한다.
우아한형제들은 11년 만에 배달의민족 앱을 전면 개편하고 배민1 서비스를 오는 8일 출시한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