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달라진 소비자 트렌드, 기업이 소비자와 소통하는 방법

고민호 크리테오코리아 대표
고민호 크리테오코리아 대표

생수병에 라벨이 사라지고 있다. 일회용 컵이나 플라스틱 용기도 텀블러로 대체하는 추세다. 소비자가 환경을 의식하며 소비하고, 주위에 미치는 영향을 고민하며 물건을 구매한다. 소비 방식 변화는 기업 경영 철학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본격적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내세우는 기업이 늘고 있고, 구체적인 실행안도 연일 발표되고 있다.

비즈니스 영역에서도 책임·가치와 같은 개념이 중요해졌다. 코로나19로 달라진 인식과 더불어 가치관과 생각이 새로운 MZ세대가 소비 중심 세대로 떠오르면서 어느 때보다 의식 있는 소비, 가치 있는 소비를 고민하는 시대가 됐다. 의식 있는 소비자가 개인적 또는 사회적 가치에 부합하는 소비를 위해 먹는 것, 여행하는 방법, 쇼핑 장소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폭넓게 평가한다.

기업도 달라져야 한다. 이벤트성 행사를 기획할 게 아니라 높아진 소비자 인식 수준을 반영한 새로운 브랜드 메시지를 만들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의식 있는 소비자와 보폭을 맞출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마케팅 책임자가 고려해야 할 세 가지 요소가 있다.

첫째 의식 있는 소비자와 소통하고자 한다면 먼저 내 서비스를 충분히 검토하고 성찰해서 제공하는 서비스나 제품 이상의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유행하는 주제에 편승해 이벤트를 기획해서 단순히 제품을 판매할 게 아니라 더 깊이 파고들어 의식 있는 소비자가 지향하는 가치를 어떻게 개선하고 어떤 가치를 더할 수 있을지를 살펴야 한다.

이를 통해 내 서비스가 커뮤니티에 어떻게 연계되는지 짚어 봐야 한다. 그 과정을 투명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모든 문제에 완벽한 정답이 있지 않아도 좋다. 과도기에 있음을 인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우리는 지난해 코로나19를 겪으며 불편함을 받아들이고 교육과 소통으로 계속 전진하도록 배웠다.

둘째 소비자와 진정으로 교감해야 한다. 소비자가 무엇에 관심을 두고 있는지 이해하고 비즈니스와 어떻게 연계되는지를 진정으로 이해했다면 그 가치 중심으로 기업 아이덴티티와 내부 임직원, 외부 소비자까지 아우를 수 있는 소비자 공동체를 형성해야 한다. 다만 그것이 판매를 위한 설교가 되면 안 된다. 스태클러(Stackla)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86%는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를 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진정성'을 꼽았다. 수익을 위한 이기적인 행동이 아니라 핵심 소비자가 지지하는 가치와 기업 비전을 분명히 하는 행동이 필요하다.

셋째 의식 있는 소비자를 이끌고 대표할 수 있는 기업이 돼야 한다. 의식 있는 소비자는 목표가 한 가지다. 사회를 개선하고 더 나은 세상을 건설하는 것이다. 그들은 소비하는 브랜드에도 같은 것을 기대할 것이다. 브랜드가 이를 대변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면 이들과 더욱 긴밀하게 연결될 수 있다. 소비자가 관여하고 관심을 보이는 문제에 대응해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위한 캠페인을 구축함으로써 소비자와 만나고 의식을 공유할 수 있다.

오늘날 소비자는 가족·친구·동료가 사회적 이슈에 어떻게 기여하고 무엇을 지지하는지를 살펴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브랜드와 기업 활동에도 많은 관심과 함께 크게 기대하고 있다. 자사 비즈니스를 소비자 관심사와 가치에 어떻게 연계할지 고민하고, 의식 있는 소비자층과 교감하고 새로운 목표와 활동을 제안함으로써 긴밀한 유대 관계를 구축한다면 이들과 기업의 미래를 위한 발걸음을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

고민호 크리테오코리아 대표 m.goh@crite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