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업황 살아나자 설비 투자 집중

현대重 2855억…삼성重도 추가 투입
인프라 개선·기계 장치 도입 등 분주
물동량 증가 호재에 향후 전망도 밝아

[사진= 현대중공업 제공]
[사진= 현대중공업 제공]

국내 조선업계가 최근 설비 투자에 집중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황 개선 기대감이 커지자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올해 초부터 연말까지 구축물과 기계 장치 등 설비 투자에 총 2855억원을 투자했다. 투자 기간을 지난 2018년부터 오는 2023년까지 확대할 경우 현재까지 집행한 총 투자금은 3317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향후 투자 계획을 포함하면 총 투자금은 5098억원까지 늘어난다.

현대중공업이 투자한 설비는 조선과 특수선, 해양플랜트, 엔진기계, 경영 등 전체 사업 부문을 아우른다. 회사는 핵심 사업인 조선 부문에서만 총 3270억원을 투자한다. 전체 투자금 대비 약 64.2% 비중을 차지한다. 현재까지는 2192억원을 집행했다. 집행률은 67% 수준이다. 조선 부문 설비 투자는 휘발성유기물질(VOCs) 절감 설비 및 도장 공장 공조 설비, 2도크 게이트 교체 등이 포함됐다.

현대중공업은 또 최근 수주가 늘어난 해양플랜트 부문에 최대 내년 말까지 615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는 이 가운데 452억원을 집행했다. 투자 설비는 VOCs 저감 설비와 용접기 및 주변 장치 교체 등이다.

현대중공업은 대형엔진 기술 고도화에도 착수했다. 대형엔진 시운전 설비 구축을 위해 올해 투자금 642억원을 배정했다. 현재는 360억원을 투자했고 올해 말까지 282억원을 추가 투입한다는 목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각 사업 부문 생산능력을 확대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이라면서 “특히 조선 부문에 설비 투자가 집중된 것은 작년 말부터 수주가 늘며 수주물량이 확대됐고, 이에 따른 작업 물량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비 투자 확대는 삼성중공업도 마찬가지다. 회사는 올해 작업장 합리화 등을 위한 생산 설비에 672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향후 478억원을 추가 투입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조선업계 설비 투자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국제 유가 및 액화천연가스(LNG)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세계 해운 물동량 증가 등으로 전체 선종에 걸쳐 신조 발주가 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업계가 바닥을 딛고 본격 회복하고 있는 시점”이라면서 “이전 수주 절벽 때문에 둔화됐던 설비 투자도 되살아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