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공장도 디지털 전환"...BAT '사천공장 공정 고도화' 스타트업에 맡긴다

내달부터 IT 신기술 적용 협업
해커톤 선발 '에이치큐브·케이아이오티
석 달간 프로젝트 후 투자 규모 결정
공정 맞춤형 스마트 팩토리 구현 기대

BAT코리아 사천공장이 국내 스타트업과 손잡고 IT 신기술 적용을 위한 프로젝트를 내달부터 가동한다. 특히 이번 협업은 스타트업 발굴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 경쟁력 강화로 연계한 상생 사례라는데 의미가 있다.

BAT코리아 사천공장 조감도.
BAT코리아 사천공장 조감도.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BAT코리아는 해커톤에서 선발된 '에이치큐브', '케이아이오티' 두 곳과 9월부터 11월까지 세 달간 실제 기술 적용을 위한 프로젝트를 실시한다. 해당 기간 동안 두 회사와 내부 검토, 협의를 거쳐 최종 기술 적용 범위를 확정한다. 이후 투자 규모와 기간 등 구체적인 내용도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BAT코리아는 지난 7월 말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N15,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오픈 이노베이션 해커톤을 개최, 두 업체를 선정했다. 해커톤은 기획자와 개발자가 한 팀을 이뤄 한정된 시간 내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시제품 단계의 결과물을 만드는 대회다.

PoC(신기술 검증) 분야에 선정된 에이치큐브는 머신러닝 기반의 계측/제어 시스템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그래픽 기반 프로그래밍 언어인 '랩뷰'를 토대로 도구 모음 프로그램 '툴킷'을 제공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에이치큐브는 자사 솔루션을 통해 공장 설비의 유지보수, 평균고장간격, 품질을 개선해 결과적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머신러닝 기술을 선보였다. 머신러닝 모델과 설비는 사천공장 상황을 고려한 '랩뷰' 데이터 계측 시스템을 통해 맞춤형으로 적용한다.

지속가능 혁신 분야에 선정된 케이아이오티는 인공지능(AI) 전문기업으로 '테라헤르츠파(T-ray)' 영상 기술을 딥러닝 AI 검출 알고리즘으로 접목해 담배 제조 공정 내 이물질을 검사하는 솔루션을 제안했다.

테라헤르츠파는 전파와 광파의 중간영역의 전자기파(0.1Thz~10Thz)로 출력에너지가 낮아 인체에 무해하며 투과성이 좋고 화학반응성 좋아 물질분석에 효과적이라는 아이디어에 착안했다.

또 현장 혹은 근거리에서 실시간 처리하는 방식인 에지 컴퓨팅(Edge computing)으로 효율성 높은 시스템을 구현했다. 담배 제조 공정 중 필터 등에 들어갈 수 있는 이물질을 걸러내고 불량제품을 보다 쉽고 정확하게 분류해 낼 수 있는 기술이다.

이재준 케이아이오티 대표는 "이번 협업을 통해 BAT라는 글로벌 기업과 국내 스타트업 기업이 함께 발전하고 상생하는 좋은 선례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내 스타트업과의 협력에 좋은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BAT 제조 공정 실정에 맞춰 스마트 팩토리를 구현할 수 있는 현실적인 솔루션을 적극 제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BAT그룹은 사천공장 제조 공정 전 분야에 걸쳐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강승호 BAT 사천공장 상무는 “이번 해커톤은 BAT사천공장이 한 단계 나아가기 위해 지속 가능한 혁신 솔루션을 찾는 매우 의미 있는 행보”라며 “선발된 스타트업 파트너와 긴밀한 협력으로 BAT 제조공장의 그룹 내 리더십과 경쟁력을 더욱 높여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