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혁신창업이 미래를 이끈다]<1>MFR, 건설 로봇 플랫폼으로 건설시장 패러다임을 바꾼다

열악한 근무환경, 주52시간 근무제 등으로 건설 로봇 시장 급성장
국내 최초 건설 로봇 플랫폼 기술 완성...위험한 작업 로봇이 수행
MFR, 신용보증기금 퍼스트펭귄에 선정...15억원 사업화 자금 조달

DGIST 캠퍼스 전경
DGIST 캠퍼스 전경

융합연구를 기반으로 설립한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스타트업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교수·학생·연구원이 창의 아이디어와 연구 노하우를 발판삼아 창업한 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내고, 기술력으로 관련 업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엔 DGIST에서 창업한 예비창업 6개 팀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중소벤처기업부 '2021년 예비창업패키지'에 최종 선정되는 결과를 이끌어 냈다. DGIST는 앞으로 혁신적인 기술창업과 원활한 사업화를 위해 기술경영지원, 투자유치 등 입체적 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학교에서 출발해 글로벌 스타트업으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DGIST 학내 창업기업 5곳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MFR 창업자 이승열 대표(뒷줄 세번째)와 연구원
MFR 창업자 이승열 대표(뒷줄 세번째)와 연구원

MFR(Multi-purpose Field Robotics)는 이승열 대표(DGIST 지능형로봇연구부 책임연구원)가 지난 6월 창업했다. '문서로만 남겨진 기술이 아닌 인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기술을 남기자'가 창업 모토다.

MFR는 위험한 건설 현장에서 작업자를 도와 건설 작업을 지원하는 건설 로봇 플랫폼을 제공한다. 국내에선 아직 생소하게 들리는 사업부문일지 몰라도 해외에서는 최근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분야다.

MFR 사업분야
MFR 사업분야

20년간 건설 로봇과 자동화분야 연구개발(R&D)을 수행해온 이 대표가 위험한 건설 현장 사고를 줄이면서 미래 건설 시장에서 활약할 로봇서비스의 성장성을 예측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MFR는 건설사가 건설 로봇 사용을 기피했던 이유는 일반 제조업과 달리 건설작업환경 특수성 때문에 로봇 개발 비용이 비싸고, 개발기간도 오래 걸림에도 특정 작업에만 적용할 수밖에 없다는 문제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건설 로봇 플랫폼은 사람의 5대 신체 기능(머리, 팔, 다리, 손, 감각기능)을 수행하는 건설 로봇을 주요 구성 모듈로 구현한 것이다. 건설현장에서 단순히 하나의 기능을 수행하는 기존 로봇과 달리 각각의 모듈을 조합해 다양한 작업에 투입할 수 있는 기술이다. 사람보다 더 정교하고 정확하며, 강한 물리력을 갖춰 다양한 작업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이 대표는 “건설분야는 숙련도에 많이 의존하는 노동집약적 산업이지만 낮은 임금수준, 열악한 근로환경 문제를 안고 있는 대표적인 3D 업종”이라면서 “보안상 외국인 노동자 기피, 고령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공사, 중대재해처벌법 등으로 인해 건설 로봇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DGIST, 혁신창업이 미래를 이끈다]<1>MFR, 건설 로봇 플랫폼으로 건설시장 패러다임을 바꾼다

MFR는 건설 로봇 플랫폼의 주요 모듈을 건설분야뿐만 아니라 반도체, 건축, 토목, 스마트팜, 사회간접자본 유지보수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현장 맞춤형 다목적 필드 로봇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MFR는 최근 국내 모 대기업으로부터 공장건립현장에서 사람을 도와 작업할 로봇을 수주했다. 개발이 완료되면 공장 내부 바닥 및 벽면 공사에 투입될 예정이다. 내년에는 해외 공장에도 건설 로봇 기반 인력 대체서비스를 공급한다. 그외 국내 대형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건설 기업이 제조공장 건립 시 로봇을 활용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성장성을 인정받아 지난 8월 말에는 신용보증기금의 유망 스타트업 기업기술보증제도 '퍼스트펭귄형 창업기업'에 선정, 15억원 사업화 자금을 조달받게 됐다. 창조적 아이디어와 핵심 기술력을 보유한 유망 창업기업으로 인정받은 쾌거다.

이 대표는 “MFR가 만든 로봇이 단순히 건설 현장에서 일자리를 뺏는 로봇이 아니라 어렵고 위험한 작업을 대신 수행함으로써 더 이상 건설 현장에서 안타까운 사고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면 이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