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콘텐츠로 본 넷플릭스·티빙 등 OTT들의 전성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기존 레거시미디어와 새로운 대중 수요를 잇는 연결고리로서 미디어업계 발전상에서 필수로 거론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꼽힌다. 이러한 OTT의 발전은 플랫폼으로서는 물론 장르나 구성, 제작 등 콘텐츠 구성 전반을 혁신적으로 전환시키는 원동력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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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에서 서비스 중이거나 론칭을 앞둔 OTT는 티빙, 웨이브, 왓챠, 시즌, 쿠팡플레이 등 국내 플랫폼과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디즈니+), 애플티비 플러스(애플TV+) 등 외산 플랫폼 등이 있다. 이들 플랫폼은 각자의 사용자경험(UX), 사용자환경(UI)뿐만 아니라 콘텐츠 장르나 제작방법 등에 있어서도 다소 차이를 보인다.

이번 엔터테인&은 국내 대표 OTT 플랫폼을 기준으로 주요 콘텐츠들을 살펴보며, 향후 플랫폼 진화와 콘텐츠 업계 발전상을 가늠해본다.

◇'인기검증 IP 변주' 중심 티빙·웨이브·쿠팡플레이 등 국내 OTT

[엔터테인&]콘텐츠로 본 넷플릭스·티빙 등 OTT들의 전성기

우선 티빙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CJ ENM이 독립법인으로 출범시킨 플랫폼이다. 지난해 네이버와 JTBC 플러스 등과 협업관계를 구축했다.

서비스 콘텐츠 또한 tvN·OCN 등 CJ ENM이 운영하는 채널과 JTBC 등 케이블·종편 채널 콘텐츠가 중심이다. 특히 스튜디오드래곤, JTBC스튜디오 등 국내 최고 수준으로 불리는 자체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의 기획·제작능력을 바탕으로 인기 검증된 지식재산권(IP)를 적극 활용한 점이 눈에 띈다.

사진=CJ 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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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올해 2월 종영하며 OCN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경이로운 소문'은 당초 카카오 웹툰 IP를 기반으로 한 드라마였으며, 이응복 감독과 김은숙 작가가 합심한 2018년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김희원 감독·박재범 작가 의기투합의 '빈센조' 등은 유력 크리에이터들의 합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신원호 PD의 시그니처 '슬기로운' 시리즈(의사생활, 감빵생활) 드라마, 나영석 PD의 '꽃보다 시리즈' '삼시세끼' '신서유기' 등 예능 시리즈 역시 검증된 IP를 꾸준히 이어간 tvN의 대표작이다.

사진=티빙 제공
사진=티빙 제공

이러한 검증 가능한 IP들의 변주로 구성된 티빙 콘텐츠들은 단순히 서비스되는 프로그램을 넘어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로도 이어진다. tvN '놀라운 토요일-도레미마켓'의 히트 IP를 바탕으로 한 아이돌 받아쓰기 대회, 요식업계 대부 백종원을 메인으로 한 '백종원의 사계', '지니어스' 시리즈로 추리예능 새 지평을 연 정종연 PD의 '여고추리반' 등과 함께 카카오웹툰 원작으로 최근 방영 중인 '술꾼도시여자들' 등 올해만 24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가 대개 동일한 모습이다.

티빙 독립법인 1주년 간담회 발표를 진행중인 양지을 티빙 공동대표(왼쪽)와 이명한 공동대표의 모습. (사진=티빙 제공)
티빙 독립법인 1주년 간담회 발표를 진행중인 양지을 티빙 공동대표(왼쪽)와 이명한 공동대표의 모습. (사진=티빙 제공)

이러한 티빙 콘텐츠의 모습은 구심점인 CJ ENM의 대표 TV채널 tvN이 내세우는 '다채로운 즐거움'이라는 목표나 여기에 타 플랫폼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캐릭터 온라인숍 '티빙몰' 등에서 보듯 검증된 인기 IP 변주를 통해 국내 대중부터 해외까지 다방면으로 콘텐츠 자체가 주는 행복감을 주는 한편 커머스 등과 함께 익숙하게 생활처럼 느끼게 한다는 엔터&라이프 기업으로서 모습을 실감케 한다.

사진=콘텐츠웨이브 제공
사진=콘텐츠웨이브 제공

웨이브(WAVVE)는 SK텔레콤의 OTT 옥수수와 지상파 3사 VOD 플랫폼 '푹(POOK)티비'를 결합한 플랫폼답게 전통 미디어·엔터 사업자와 연계를 극대화한 콘텐츠를 주로 내세운다.

특히 지상파 콘텐츠 대부분을 서비스함은 물론 이른바 '막장극' 절정으로 꼽히며 1년 6개월 방영기간 동안 화제성 최상위에 올랐던 '펜트하우스' 시리즈나 임성한 작가의 컴백작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리즈, 최근 '검은 태양' 등 각 지상파 드라마들을 오리지널 콘텐츠로서 독점 서비스하는 모습이다.

사진=콘텐츠웨이브 제공
사진=콘텐츠웨이브 제공

또 '레벨업 프로젝트' '엑소의 사다리 타고 세계여행' 등 각 엔터테인먼트사들의 자체 리얼 예능, '왕좌의 게임' 시리즈로 알려진 HBO 등 유럽이나 중화권 글로벌 콘텐츠들도 독점 공개됐다.

[엔터테인&]콘텐츠로 본 넷플릭스·티빙 등 OTT들의 전성기

이러한 웨이브의 콘텐츠 전략은 이른바 레거시미디어라 칭해지는 국내 업계와 관계성에서 출발한 것에 따른 것이다. 이는 웹드라마 전략과 함께 '스튜디오지니' 설립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KT시즌(Seezn), 과거 히트작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서비스와 함께 최근 SNL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쿠팡플레이도 비슷한 모습이다.

사진=쿠팡플레이 제공
사진=쿠팡플레이 제공

이렇듯 티빙·웨이브 등을 대표로 한 국내 OTT 콘텐츠 흐름은 인기 검증성과 기존 업계 연대구조를 기초로 한 것으로, 기획·제작·시나리오 등 국내 인프라와 함께 해외보다는 국내 시청자에게 무게를 둔 모습이다.

◇'월드워런티 콘텐츠 올인원'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

외산 플랫폼인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는 글로벌 대중을 타깃으로 한 플랫폼답게 콘텐츠 자체에 충실한 모양새다. 그에 따라 콘텐츠 장르나 제작방식, 유통 측면에서도 국내 OTT와 차이를 보인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는 한국은 물론 해외 전반 인기 콘텐츠들을 수급하는 동시에 다양한 국가에서 제작된 여러 장르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는 등 철저히 콘텐츠 수급에 집중한다. 실제로 한국 시장에서 넷플릭스는 '빈센조' '미스터션샤인' 등 tvN 대작들을 서비스하는 동시에 세계 최고 인기 기록으로 화제를 모은 '오징어게임'과 함께 루팡(프랑스)·종이의 집(스페인) 등 글로벌 오리지널 콘텐츠들을 내놓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 포스터.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 포스터. (사진=넷플릭스 제공)

이 가운데 오리지널 콘텐츠는 서비스 규모 자체뿐만 아니라 형식이나 제작 방식에 있어서도 주목받는다. 현재 넷플릭스는 IP 자체를 넷플릭스 독점으로 하는 대신 제작비와 함께 기획·제작 전반을 일임하며 콘텐츠를 수급한다. 이는 '오징어게임' '킹덤' 등 글로벌 신드롬 수준 대작과 'D.P' '마이네임' '좋아하면 울리는' 등 국내외 인기작품 탄생으로 이어지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D.P. 중 한 장면.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D.P. 중 한 장면. (사진=넷플릭스 제공)

이러한 수급방식은 국내 오리지널 예능 '범인은 바로 너!' 등 인기가 지지부진했던 작품부터 한 달 이상 글로벌 1위 기록을 달성 중인 '오징어게임'까지 다양한 장르의 거침없는 도전을 가능케 했음은 물론 연출면에 있어서도 배급을 맡은 기획사의 입김 없이 거의 전적으로 제작진 의도 그대로를 콘텐츠에 녹여낼 수 있도록 하면서 콘텐츠 본연의 재미를 주는 근거가 됐다.

디즈니플러스의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전통적으로 월트디즈니는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콘텐츠로 유명한 글로벌 기업이다. 이들은 '디즈니' '마블' '내셔널지오그래픽' '스타워즈' 등 디즈니를 이루는 콘텐츠 브랜드와 함께 신규 브랜드로 스타(STAR)를 내세울 것을 예고했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현재 디즈니플러스 스타로 공개 예고된 콘텐츠는 일본·중화권·인도네시아·호주 등 인기작과 함께 △정해인·블랙핑크 지수 주연 '설강화' △류승룡·한효주·조인성 주연 '무빙' △김종국·하하·지석진 중심 런닝맨 스핀오프 '런닝맨:뛰는 놈 위에 노는 놈' 등을 필두로 △강다니엘·채수빈 주연 '너와 나의 경찰수업'(2022년 1분기) △서강준·이시영·김아중 주연 스릴러 '그리드'(2022년) △윤계상·서지혜·김지석 주연 판타지 로맨스 '키스식스센스'(2022년 2분기) 등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가 있다.

해당 콘텐츠들이 제작 과정이나 장르적 표현에 있어서도 기존 디즈니의 슬로건을 따라갈 것인지, OTT에 특화된 형태로 자유도를 강조할 것인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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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현재 국내 OTT 시장은 넷플릭스 약진과 함께 디즈니플러스, 애플플러스 등 외산 OTT 론칭 릴레이와 티빙·웨이브·왓챠·쿠팡플레이·시즌 등 국내 OTT들의 수성 노력, 이들을 둘러싼 네이버·카카오 등 플랫폼과 기존 미디어들의 이합집산이 이뤄지고 있다. 이는 기존 미디어 시장은 물론 콘텐츠 자체에 대한 혁신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긍정 평가를 받고 있다. OTT는 숏폼-미드폼-롱폼 등 콘텐츠 형태와 자유도 확대를 통한 질적 측면의 향상은 물론 제작과정 개선 등에도 크게 기여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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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한계점은 있다. 국산 OTT는 기존 미디어 환경 자체를 그대로 연장한 모습으로 기획 제작 측면은 물론 콘텐츠 장르나 표현에 이르기까지 다소 보수적으로 접근해 국내 인기도 여하에 맞게 제한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외산 플랫폼에도 문제는 있다. 국내 통신사 환경에 대한 망사용료 지불 관련 논란은 물론 제작 환경에 있어서도 안정성 못지않게 IP 독점에 따른 수익배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또 자유도 측면에 있어서도 작가나 배우의 의도나 메시지보다는 콘텐츠 자체 자극성에만 치우쳐 18세 이상 이용가의 하드코어 컬러 작품만이 강조되는 경향이 짙어질 수도 있다.

박동선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