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대전환, ICT 기술개발에 달렸다]<2>디지털 트윈 움트는 공동구...IITP, R&D 총력 지원

'디지털 트윈'은 정보통신기술(ICT)로 현실과 연결된 가상 쌍둥이다. 현실과 꼭 닮은 쌍둥이로 모의 시뮬레이션하면 다양한 미래 상황을 사전에 파악·대비할 수 있다. 효과적인 현실 공간 관리로 필요 일손을 줄일 수도 있다. 오프라인의 온라인화, 디지털화에 따른 편의성·효율성 증대 사례다. '디지털 전환'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다.

관련 연구개발(R&D)이 국내에서도 진행 중이다. 청주 오창 공동구에서 295억원 규모 범부처 사업으로 진행되는 디지털 트윈 사업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공동구는 전력이나 통신 등 중요 매설 시설물을 수용하는 곳이다. 문제가 생기면 일대가 마비된다. 면밀한 관리가 필수고 인력 피로도도 높다. 그래서 공동구가 디지털 트윈 사업 무대로 선택됐다. 오창 공동구에서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기획·관리 아래 '디지털 트윈 기반 재난지원 통합 플랫폼' 실증이 진행 중이다. 전성배 IITP 원장과 동행해 실증 내용과 앞으로 기대되는 내용을 확인했다.

전성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원장(가운데)이 디지털트윈 기반 재난지원 통합플랫폼 개발에 참여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KI 관계자 등과 개발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전성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원장(가운데)이 디지털트윈 기반 재난지원 통합플랫폼 개발에 참여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KI 관계자 등과 개발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공동구 건물 초입 상황 통제실에 들어서자 정면 대형 스크린이 눈에 들어왔다. 스크린에는 한 번에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정보가 표출돼 있었다. CCTV 영상, 온도와 열화상, 일산화탄소 수치 등 공동구 환경정보가 망라돼 있었다. 설명을 맡은 정우석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재난안전지능화융합센터장은 “공동구 1.5㎞ 구간에 설치한 자율주행 레일 로봇으로 해당 공간 거의 모든 정보를 축적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실같은 가상세계를 만들려면 방대한 정보가 필수다. 이용태 국방·안전ICT연구단장은 “정보 수집 로봇을 본격 사업에 앞서 공동구에 구축했다”며 “기술력과 함께 정보가 축적되면 사전에 이상상황을 예측·관리하고 현장에 사람이 가지 않아도 초동 대응하도록 돕는 재난안전 관리 플랫폼을 완성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로봇 모습도 확인했다. 공동구 지하 계단, 사다리를 번갈아 타 이동하자 우측에 굵은 전력선이 쭉 뻗어나간 공동구로 들어설 수 있었다. 전력선 반대쪽, 사람 머리보다 조금 높은 곳에 로봇이 타고 움직이는 초고강도 알루미늄 재질 레일이 설치돼 있었다. 로봇 시스템, 인공지능(AI) 등을 개발한 국내기업 KI의 김도현 대표가 로봇 면면을 소개해줬다.

전성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원장(왼쪽)이 김도현 KI 대표로부터 공동구에 설치된 로봇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전성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원장(왼쪽)이 김도현 KI 대표로부터 공동구에 설치된 로봇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로봇은 고개를 360도로 돌리거나 레일을 타고 시속 40㎞ 이상 속도로 달리는 등 다양한 면모를 보였다. 정해진 충전 장소로 이동, 스스로 충전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사람 개입을 최소화해도 충분히 공동구 곳곳을 손바닥 보듯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김 대표는 “로봇이 공동구를 자율주행하며 주변 정보를 얻고 화재 등 유사시에는 빠르게 현장으로 달려와 초동 대응도 한다”며 “디지털 트윈 체계를 구성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현장 실무진 기대도 컸다. 이규진 공동구팀장은 “로봇을 이용하면서 육안으로는 확인할 수 없던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다”며 “순찰 시간도 꽤 줄었다”고 밝혔다.

전성배 원장도 디지털 트윈 사업에 큰 기대감을 보였다. 플랫폼 요소기술 '스핀오프'도 가능할 것으로 봤다. 전 원장은 “가상세계 구현을 위해 공간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기술은 '디지털 감리' 분야에도 활용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전했다.

전 원장은 차질 없는 사업 진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는 “현재 구현된 일부만으로도 향후 막대한 효과를 상상할 수 있다”며 “디지털 트윈 기술이 이곳 공동구는 물론이고 다양한 도시융합서비스 분야에 활용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오창=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