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국가R&D 싱크탱크 역할 강화...기술패권 경쟁 대응

과학기술기본법 개정안 시행령 마련
공공·안보 중심 중장지 정책 기능 강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분야별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앞으로 국가 연구개발(R&D) 사업 전략과 투자방향을 수립하는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한다.

단편적 R&D 사업 중심이 아닌 공공 및 안보 분야 중심 중·장기적 사업 추진 등 정책·기획 기능 강화를 통해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 대응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과학기술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 시행령을 마련한다고 6일 밝혔다.

그동안 국가 R&D 사업과 관련해 정부 출연연은 주로 직접적 수행역할을 맡아왔다. 반면에 각 연구 분야와 관련된 전문성을 활용한 국가 R&D 투자 방향 수립 등 기획적 기능은 정부 출연연 역할로 부여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체계적 투자전략 수립이 필요한 인공지능(AI) 등 정보통신기술(ICT)이나 양자 기술, 소재, 기후 에너지 등 분야는 대부분 단기 과제로 수행되거나 중복 및 반복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과학기술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이러한 연구 분야 전문성을 활용한 국가 R&D 투자 기획기능을 정부 출연연 역할로 규정한다. 이번 법 개정을 통해 정부 출연연 R&D 정책·기획 기능을 강화하고 중장기 R&D 사업 추진을 위한 '국가기술전략센터(가칭)' 설치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국가 R&D 예산 규모가 갈수록 증가하는 상황에서 효율적 자원배분을 위한 국가와 정부 출연연 간 협업 역할도 강화된다.

실제 38개 부처청이 수행하는 2022년 정부 R&D 총 예산 규모는 2021년 27조4005억원 대비 2조3750억원(8.7%) 증가한 29조7755억원으로 확정됐다.

과기정통부는 이처럼 지속적인 R&D 투자 규모 대폭 증가에 따른 관련 예산 심의 역할을 국가기술전략센터에 일부 부여함으로써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심의와 동시에 기술전략 마련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을 대상으로 국가기술전략센터 시범설치를 통한 관련 연구 분야 기술전략 보고서, 투자 로드맵을 지원받고 있다.

앞으로 시행령 마련을 통해 이를 정부 출연연 전체로 확대하고 시장 채택 가능성이 큰 기술 등을 중심으로 정부 출연연과 협업을 통한 기술분석, 예산 심의 및 기획을 수행할 계획이다.

김성수 과기정통부 연구개발투자심의국장은 “전문 연구 분야 허브 역할이라는 정부 출연연 설립 취지에 맞는 역할 수행이 필요하다”며 “국가 발전과 글로벌 기술경쟁 우위를 점할 국가 R&D 전략 강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희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