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GUC, 세계 1위 굳히기…한국 디자인하우스는 불황 터널

GUC, 2월 매출 전년比 65%↑
TSMC 협력·美 팹리스 개발 수혜
韓, 영업익 부진…적자 폭 커져
상섬 파운드리 수주에 상황 달려

대만 GUC, 세계 1위 굳히기…한국 디자인하우스는 불황 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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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1위 반도체 디자인하우스 글로벌유니칩(GUC) 실적이 급등했다. 반도체 경기 침체 속에서도 이례적인 매출 증가세를 기록, 최근 실적 둔화가 예상되는 국내 디자인하우스와 대비된다. 디자인하우스는 반도체 팹리스와 파운드리 간 가교 역할을 하는 설계 지원 업체를 뜻한다. GUC는 TSMC와의 협력 생태계를 구축, 이 분야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대만 GUC, 세계 1위 굳히기…한국 디자인하우스는 불황 터널

GUC는 지난달 매출 약 22억4800만대만달러(약 964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65.2% 증가한 실적이다. 1월 매출도 20억8700만대만달러로 26.8% 성장률을 달성했다. 반도체 산업이 역성장을 기록하며 한파를 겪는데도 GUC 실적은 상승했다.

GUC는 작년에도 매출 240억4000만대만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1조원을 돌파한 성적표를 받았다. 전년 대비 60% 가까이 늘었다. 국내 선두권인 에이디테크놀로지(1642억원)와 코아시아(4636억원)를 합친 실적을 훨씬 웃돈다. 국내 업체와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는 양상이다. GUC 지난해 영업이익은 40억9900만대만달러(약 1759억원)로 전년 대비 145% 급등했다.

GUC 실적은 TSMC와 관련이 깊다. GUC는 대표적인 TSMC 생태계에 있는 디자인하우스다. 우리나라로 치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디자인솔루션파트너(DSP)' 격이다. 수많은 팹리스가 GUC를 통해 반도체를 설계하고, TSMC에 최적화된 공정을 찾아 위탁생산을 맡긴다. GUC 매출 70%는 TSMC 고객사로부터 나온다.

최근 TSMC가 5·7나노 등 첨단 공정 매출 비중을 늘리면서 GUC가 얻는 효과도 상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GUC의 지난해 4분기 5·7나노 설계 지원 매출 비중은 29%로, 전분기 8%보다 비약적으로 늘었다. 또 미국 매출 비중이 증가했는데 미국 팹리스의 신규 칩 개발 수혜를 톡톡히 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국내 주요 디자인하우스는 실적 위기감이 크다. 순수 디자인하우스 사업으로 국내 1위인 에이디테크놀로지는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9%, 61%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에이디테크놀로지는 “전기 대비 주요 매출처 매출액 감소와 반도체 시황 악화에 따른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가온칩스는 지난해 매출 433억원으로 전년 대비 34.3% 증가했지만 엔지니어 인력 확보에 따른 고정비 증가로 영업이익은 37.1% 감소했다. 코아시아 역시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24억원 적자로 전년 대비 적자 폭이 커졌다. 이들은 모두 삼성전자 협력 디자인하우스(DSP)다. 삼성 파운드리 수주 상황이 디자인하우스 업체 실적에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디자인하우스 관계자는 “삼성 협력 디자인하우스가 첨단 공정 진입을 위해 작년 대규모 인력 확보에 나선만큼 단기간 영업이익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단순 초기 개발(NRE) 지원뿐 아니라 공정 설계 지원 및 테스트 등 턴키 사업을 늘려 수익성을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