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가 12개월 연속 홍역 확산을 막지 못하면서 '홍역 청정국' 지위를 잃었다.
10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 미주 지역 사무소인 범미보건기구(PAHO)는 지난 30년간 홍역이 근절된 국가로 분류돼 온 캐나다가 이제 그 지위를 상실했다고 발표했다.
캐나다에서는 지난해 10월 이후 홍역 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올해에만 확진자가 5000명을 넘었으며 대부분은 온타리오주와 앨버타주에서 보고됐다.
특히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감염이 집중됐다. 캐나다에서 4번째로 큰 도시인 캘거리를 포함하는 앨버타주 남부 지역은 지난해 기준 2세 미만 아동의 예방접종률이 68%에 머물렀다.
캐나다의 면역학자 던 보디쉬는 “의료 접근성이 낮은 환경, 예방접종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없는 국가 시스템, 잘못된 정보 확산이 백신 접종률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WHO는 최소 12개월 이상 지역사회 내 바이러스 전파가 억제될 때 청정국 지위를 다시 부여한다.
한편 캐나다와 맞닿은 미국 역시 곧 홍역 청정국 지위를 잃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올해 들어 유타·애리조나·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총 1,681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내년 1월까지 확산이 멈추지 않으면 청정국 지위를 박탈당하게 된다.
미주 지역은 2016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홍역 청정지역'으로 공식 선언된 바 있다. 이후 베네수엘라와 브라질에서 감염이 재확산됐지만, 두 나라는 대규모 백신 접종을 통해 지난해 다시 홍역 퇴치 지위를 되찾았다.
그러나 이후 북미에서도 확산세가 이어지며 현재 캐나다와 미국은 물론 멕시코에서도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홍역은 전염성이 극도로 높은 공기 매개 감염병으로, 발열·기침·콧물·결막염·발진 등을 일으킨다. 면역이 없는 사람이 환자와 접촉할 경우 감염될 확률은 90% 이상에 달한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