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드라이브]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LP560-4`

[신차 드라이브]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LP560-4`

자동차, 특히 빠르게 달리는 스포츠카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람보르기니 같은 슈퍼카는 말 그대로 꿈의 차다. 과연 람보르기니는 얼마나 빠를까? 300㎞/h로 달리면 어떤 느낌이 들까? 그 궁금증을 풀어 줄 람보르기니를 한 대 시승했다.

이태리의 슈퍼카 메이커 람보르기니는 현재 ‘무르시엘라고’와 ‘가야르도’의 여러 파생 모델을 생산하고 있는데, 오늘 시승한 차는 2003년에 처음 등장한 가야르도의 성능과 디자인을 업그레이드해서 지난해 새롭게 등장한 ‘가야르도 LP560-4’다. 전통에 따라 가야르도라는 이름은 투우 역사상 유명했던 황소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고, ‘LP’는 엔진을 뒤쪽에 세로로 얹었다는 뜻이고, ‘560’은 출력을, ‘4’는 4륜 구동을 의미한다.

시승차는 마침 흰색이어서 그런지 황소라기 보다는 설원을 누비는 늑대처럼 보였다. 레벤톤을 살짝 닮은 모습에, 공기 흡입구의 각진 부분은 마치 야수의 송곳니마냥 날카롭다. 새롭게 바뀐 엔진 덮게는 유리로 만들어져 피 끓는 심장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자동으로 오르내리는 스포일러에는 후방 카메라가 추가되었다. 람보르기니하면 떠오르는 걸윙도어는 아쉽게도 가야르도에는 장착되지 않았다. 가야르도의 실내는 슈퍼카답게 화려하면서 단단하다.

시승차에는 수동변속기를 기반으로 한 반자동 형태의 6단 ‘e-기어’가 장착되어 있다. 변속 레버가 있어야 하는 자리에 버튼만 세 개 마련되어 있어서, 그냥 "A" 버튼만 눌러주면 자동변속기처럼 변속된다. 좀 더 스포티한 주행을 원한다면 ‘스포츠’, 더 과격한 것을 원한다면 ‘코르사’ 버튼을 눌러주면 된다. 코르사 모드가 되면 스티어링 휠 뒤 쪽에 장착된 패들을 이용해야만 변속할 수 있다. 변속에 걸리는 시간이 극히 짧아지고, 패들을 당길 때마다 충격도 함께 전해진다. 배기 사운드도 커지고 엑셀 반응도 더 민감해 진다. 후진을 할 땐 스티어링 휠 좌측에 있는 ‘R’ 버튼을 눌러주면 된다.

V형 10기통 5.2리터 엔진은 최신 직분사 시스템이 더해져서 8000rpm에서 무려 560마력을 뿜어낸다. 최대토크는 6500rpm에서 55.1㎏.m다. 차체 길이가 현대 베르나 수준인 4.3m 밖에 안 되는데 560마력을 뿜어내니 얼마나 빠를까? 가야르도가 정지해 있다가 100㎞/h까지 가속하는 데는 불과 3.7초가 걸린다. 엑셀을 끝까지 밟고, ‘1초, 2초, 3초, 헉!’하는 순간에 벌써 100㎞/h를 돌파했다. 총알처럼 빠르다. 무르시엘라고 LP640과,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 페라리 430 스쿠데리아의 3.4초에 비해서는 아주 조금 느리다.

속도는 일직선으로 상승한다. 순식간에 200㎞/h를 돌파하고, 6단으로 변속한 후에도 가속은 줄어들지 않는다. 제원상 최고 속도인 325㎞/h 직전까지 달려 보았다. 궁극의 초고속에서도 안정감은 여전하다. 주행감각을 비교하자면 포르쉐 911 터보와 무르시엘라고 LP640의 중간 정도에 위치하는 느낌이다.

가야르도에는 기본적으로 4륜 구동 시스템이 장착되어 있어 고속 코너링에서 뛰어난 안정성을 자랑할 뿐 아니라, 눈길이나 빗길에서도 여유로운 운전이 가능하다.

가야르도 LP560-4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당신을 꿈 속으로 안내할 매력적인 슈퍼카다. 국내 판매 가격은 3억5500만원이다.

글사진=박기돈기자 nodikar@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