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드라이브] 기아자동차 `스포티지 R`

[신차 드라이브] 기아자동차 `스포티지 R`

 스포티지 R을 생산하는 기아자동차 광주 공장을 방문해서 생산 라인을 둘러보고, 짧은 거리이지만 직접 시승도 해봤다. 시선을 자극하는 강렬한 테크노 오렌지와 일렉트로닉 옐로우 색상을 비롯한 다양한 색상의 차량들이 시승을 위해 광주 공장의 넓은 주차장에 한데 모여 있어서 모처럼 눈이 호사를 즐겼다.

스포티지 R은 앞범퍼에서 혼다 CR-V의 느낌이 묻어나지만, 타이거 그릴 덕분에 기아차 만의 세련된 이미지를 잘 살려냈다. HID 헤드램프에는 아래쪽에 띠 모양의 LED 라이트 가이드로 매력을 더하고, 방향 지시등과 연동하는 코너링 램프도 갖췄다.

시승차들은 지붕 전체가 까맣게 보이는 글라스 루프와 블랙으로 마감한 독특하고 화려한 스타일의 18인치 휠이 모두 장착돼 있다. 옆모습은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라인에서 역동성이 묻어나고, 뒷도어가 C필러와 맞닿는 라인이 ‘ㄱ’자로 꺾어진 후 도어라인이 그대로 일직선을 그리는 모습은 개성 넘친다. 뒤 방향 지시등은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와 분리되어 범퍼 쪽에 자리 잡았다.

스포티지 R은 기존 스포티지 대비 길이와 너비가 커지고, 높이는 60㎜ 낮아져, 시각적으로 더 안정감이 느껴진다. 투싼 ix와 비교하면 키가 20㎜ 낮지만 최저 지상고는 오히려 20㎜ 더 높지만 시트 포지션이 낮게 설정돼 타고 내리기가 수월하다. 시트는 운전석에 동급 최초로 통풍 시트를 사용했다. 동반자석과 2열 시트에는 열선 히팅까지 갖췄다. 근육질의 가죽 스티어링 휠은 잡는 느낌이 좋다. 다만 수동으로 틸팅만 되고 텔레스코픽은 지원하지 않는다. 센터 페시아 상단에 위치한 고화질 7인치 모니터로는 내비게이션은 물론 동영상 재생도 가능하다.

스포티지 R에는 투싼 ix와 동일한 R 2.0 엔진이 자동 6단 변속기와 함께 얹혔다. 최고출력은 184마력/4000vpm이고 최대토크는 40㎏.m/1800∼2500vpm이다. 스포티지 R은 정차중에도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이나 진동이 극히 적었다. 물론 주행 중에는 절대 이 엔진이 디젤 엔진이라는 것을 눈치챌 수 없을 정도다.

디젤 엔진이지만 4000vpm을 살짝 넘나들 때까지의 회전 상승 질감이 상당히 매끄럽다. 엔진 사운드도 디젤 엔진치고는 꽤 경쾌하다. 출발 가속은 0∼100㎞/h 가속 시간이 9.8초인 투싼ix와 비슷한 정도로 강력하다. 하지만 디젤 엔진 차답게 초기 출발 가속보다 중속에서의 재가속이 더 경쾌한 느낌이다.

투싼 ix에 비해 최저 지상고가 20㎜ 더 높은데도 불구하고 일반 주행에서 스포티지 R이 좀더 단단한 주행 감각을 보였다. 중속 영역까지는 상당히 안정적이다. 진폭 감응형 댐퍼의 장착으로 중속 이하의 속도에서는 적절히 충격을 걸러주면서, 필요할 때 안정감을 살려 주고 있는데, 고속 영역으로 올라가면 여전히 안정감에서 약간의 아쉬움을 남겼다.

스포티지 R에는 엔진과 변속기, 그리고 에어컨을 최적의 연비를 실현할 수 있는 조건으로 제어해 주는 ‘액티브 에코’ 드라이브 시스템이 적용됐다. 시스템을 켜면 급하게 가속 페달을 밟아도 밟는 만큼 반응이 나타나지 않고 조금 더 부드럽게 가속된다. 우려만큼의 큰 위화감 없이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했다. 이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사용할 경우 최대 6% 정도의 연료가 절약된다고 한다.

스포티지 R은 엔지니어링 기술을 오랫동안 갈고 닦아 온 일부 수입 경쟁 모델에 비해 일부 영역에서 아직 실력이 모자란 것은 분명하지만, 가격과 편의 장비, 디자인, 성능 등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했음에 틀림없다.

스포티지R 시승기 전문 및 고화질 사진 갤러리 보기

http://www.rpm9.com/news/articleView.html?idxno=5931

글·사진=박기돈기자 nodikar@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