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문화다] 초등학생이 스마트폰을? 깜짝 놀라 하는말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일본 가정에서는 아이들에게 처음부터 스마트폰을 사주지 않습니다.”

한국 지사에 발령 받은 일본 게임 업체 직원의 말이다. 그는 얼마 전 우리나라 지하철에서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이는 어린이가 내내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모습을 보고 내심 놀랐다고 전했다.

그는 콘솔이나 휴대폰으로 게임을 즐기는 문화가 보편화된 일본에서도 부모가 자녀에게 게임기나 스마트폰을 쉽게 사주지 않는다고 전했다. 중학교에 올라가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전화와 문자, 간단한 인터넷 검색이 가능한 휴대폰을 사준 다음에 가정 내에서 규칙을 정해 게임기나 스마트폰으로 넘어간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중독이나 게임과몰입에 대처하는 일본, 미국 등 해외 가정의 규율은 생각 이상으로 엄격하다. 무조건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덧씌우고 이용을 금지하는 것보다 게임 정보를 부모가 먼저 습득하고 자녀를 지도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미국의 자율규제기구인 미국게임등급위원회(ESRB)의 패트리샤 반스 의장은 미국 부모들의 90% 상당이 자녀를 위해 직접 게임을 구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속적인 교육과 홍보를 통해 판단력이 성숙하지 않은 자녀 대신에 부모가 먼저 가정에서 자녀의 게임 이용을 통제하고 확인하는 인식을 만들었다.

게임 이용 정보를 표지에 상세히 표시하고 지역 내 잡지나 TV광고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부모에게 알렸다. 주기적으로 교사나 학부모가 직접 소매점을 방문해 17세 이하 청소년에게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이지 않는 게임을 팔지 않는 지 확인하고 감시했다. 미국 사회의 강력한 자원봉사시스템 및 공공정책 덕분이다.

반스 의장은 “미국에서는 게임중독을 의학적 문제보다는 양육 차원에서 접근한다”며 “오히려 미국 부모가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페이스북이나 스마트폰 확산으로 미성년자 자녀의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노출되는 프라이버시나 인터넷 왕따 문제”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뉴욕주는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를 막기 위해 성범죄자의 온라인게임 접속을 차단하는 협정을 게임사들과 체결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EA, 디즈니 등 미국 내 주요 게임사들이 참여해 성범죄자들의 온라인 게임 접속을 차단하고 감시하기로 합의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