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희망 프로젝트] <285> MVNO(이동통신재판매)

누구나 휴대폰 요금을 낼 때면 항상 비싸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입니다. 언제나 용돈이 궁한 학생에게는 부담이 더 큽니다. 그렇다고 휴대폰 사용을 줄이기는 말처럼 쉽지 않죠. 인터넷에서 휴대폰 요금 절약법을 찾아보지만 좀처럼 맘에 드는 방법이 나오지 않습니다. 굳이 LTE(롱텀에벌루션) 스마트폰과 같은 최신형 스마트폰이 필요치 않다면 MVNO(이동통신재판매)를 이용해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MVNO는 서비스 특성상 기존 이동통신사에 비해 기본요금과 통신료가 저렴한데다 최대 무료 통화 시간도 큰 차이가 없습니다. 여기에 포인트 적립이나 국제전화 요금 할인 등 다양한 혜택까지 제공하니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MVNO 아이즈비전 홍대점을 찾은 고객들이 휴대폰 개통 상담을 받고 있다.
MVNO 아이즈비전 홍대점을 찾은 고객들이 휴대폰 개통 상담을 받고 있다.

Q: MVNO란 무엇인가요.

A: 우리말로 바꾸면 `이동통신재판매`라고 부릅니다. 용어만으로는 알송달송하지만 뜻을 알고 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통신망을 스스로 깔지 않고 SK텔레콤·KT·LG유플러스와 같은 기존 이동통신사가 갖고 있는 망을 빌려서 자체적으로 이동통신 서비스를 하는 것입니다. 대형 통신사한테 망을 꿔서 되파는 거죠. 따라서 기존 이통사보다 저렴한 통신 요금으로 차별화하게 됩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5월 현재 집계한 MVNO 사업자는 23개 업체에 달합니다.

해외 선진국은 10여 년 전부터 이 서비스가 도입돼 사용자도 상당히 많습니다. 우리나라도 수년전부터 시작됐지만 휴대폰 제조사와 통신사의 유통구조 문제로 제대로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았죠. 현재 국내 이용자수는 약 73만명입니다.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자가 수천만명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아주 작은 수치입니다. 하지만 5월부터 정부가 휴대폰자급제를 실시하면서 본격적으로 서비스가 시작됐습니다.

Q. 어떻게 가입하면 되나요?

A. MVNO를 통해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방법은 두 가지로 나눠집니다. 휴대폰 자급제를 통해 새로운 스마트폰 단말기를 구입하거나 중고 단말기를 구매해 가입할 수 있습니다. 또는 기존 이통사 약정계약을 해지하고 남은 단말기 가격을 지급한 다음에 가입할 수도 있습니다.

집에 안 쓰는 3G 피처폰이나 스마트폰이 있다면 그걸로 MVNO 서비스에 가입해 쓸 수 있습니다. 단, 3G 피처폰은 유심(USIM)칩을 사용하는 단말기여야 합니다. 기존 이통사 약정계약이 끝났거나 해지해 사용하던 단말기를 쓴다면 현재 사용하는 번호도 그대로 쓸 수 있습니다.

만약에 새로운 스마트폰을 구입하고 싶다면 우선 휴대폰 자급제에 대해서 이해해야 하는데요, 이 제도는 이통사에 관계없이 휴대폰 단말기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그동안 휴대폰을 구입하려면 꼭 이통사 대리점에서만 가능했죠. 그런데 지난달부터 정부가 휴대폰 자급제를 실시해 굳이 이통사 대리점이 아니더라도 대형마트에서 휴대폰 단말기를 구입해 자신이 맘에 드는 통신사를 결정해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겁니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요금이 저렴한 MVNO를 통한 가입이 수월해진 거죠.

Q. 서비스나 요금제는 어떻게 선택하면 되나요?

A. 서비스 업체별로 요금제가 다양해 가입하기 전에 꼼꼼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MVNO 사업자들은 기존 이통사와 비슷한 3~4종의 스마트폰 패키지 요금제를 내놓고 있습니다. 기존 이통사에 비해 가격은 20~50%까지 저렴해 `반값 요금제`로 불리기도 하죠. 기본요금은 저렴하지만 요금제에 따라 음성과 메시지, 데이터 용량이 각각 달라 자신의 사용 습관에 맞는 요금제를 고르는 게 중요하죠. 요금제 중에는 국제전화 무료 통화를 제공하거나 문자 서비스를 없애 요금을 낮춘 경우도 있답니다.

업체별로 제공하는 추가 혜택도 다양해 여러 가지를 비교해 선택하는 게 유리합니다. 일부 기업은 제휴사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제공하거나 아예 외식상품권이나 콘텐츠를 선물로 주는 전용 요금제를 선보인 곳도 있습니다.

장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통화량이 많다면 오히려 혜택이 줄어들 수도 있답니다. MVNO 서비스에는 기존 이통사들에서 통화량이 많은 사용자들에게 지원하는 요금 할인제도가 없기 때문이죠. 부가서비스에서도 차이가 있고 LTE망을 지원하지 못해 당분간 최신 LTE 스마트폰은 사용하지 못합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

[관련도서]

◇`웹3.0` 한지형 지음, 이머징테크 펴냄.

`웹3.0 시대의 파워게임`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통신사업자나 인터넷사업자 뿐만 아니라 모바일과 같은 새로운 통신 사용자들이 변화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는 안내서다. MVNO와 같은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거대 기업간에 일어나는 파워게임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IT 산업 전반의 흐름과 인수합병과 같은 기업들의 움직임을 산업별로 훑어볼 수 있다. 고리타분한 기술서와 달리 흥미로운 소설 같은 형식이라 읽는 눈이 편하다.

◇`모바일 혁명이 만드는 비즈니스 미래지도` 김중태 지음, 한스미디어 펴냄.

모바일 경제를 중심으로 정보통신의 현재와 미래를 꿰뚫어볼 수 있는 종합서다. 이 책은 모바일 기술의 현황과 미래에 등장할 기술 소개로 시작해 모바일 응용분야가 우리의 일상과 사회적 관계를 살펴보고 있다. 또 모바일이 기존의 오프라인 산업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이며 기업의 생사여탈권을 어떻게 쥐고 있는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아이폰이나 트위터가 어떻게 세상의 변화를 이끌었는지를 알고 싶은 이들에겐 필독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