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한국 50·60대는 `강남스타일`

[리더스포럼]한국 50·60대는 `강남스타일`

지금의 50·60대는 지난 반세기 동안 부모와 함께 땀을 흘리며 세계에서 유례없는 멋진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이들은 `우리`라는 조직 속에서 힘을 모아야 움직이는 산업사회를 살아왔다. 이들은 또 부모 부양과 자녀 양육의 두 가지 짐을 짊어진 세대면서도 빠른 변화에서 소외된, 어쩌면 가장 힘들고 외로운 세대다. 이들은 자녀가 정신적으로는 간섭을 싫어하면서도 경제적으로는 가장 오랫동안 의지하고, 스스로는 더 늙은 부모를 모시고 손주 걱정까지 해야 하는 참으로 힘든 세대다.

이런 50·60대에게 `나의 인생`을 살 수 있는 두 번째 기회가 기적같이 주어졌다. 60세만 되면 생활전선에서 물러났지만 이제는 90세까지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50·60대는 5000년 역사 가운데 처음 맞는 첫 장수 세대다. 이제 50·60대가 스스로 행복을 느끼고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싶다`를 실천할 수 있는 시간이 최소한 30년은 더 주어졌다. 진정한 삶의 즐거움과 보람, 행복 추구를 실천하는 `뭘 좀 아는 성숙한 젊은 오빠`를 소개한다.

#지난 10월 18일 강원도 정선 삼탄아트마인에서 만난 60대 초반의 문화 수집가 김민석 대표. 그는 삶의 절반이 넘는 33년 동안 150개국을 넘나들며 유럽과 아프리카, 오지에서 문화 소장품 수십만점을 함백산 폐광에 펼쳐놓았다. 석탄가루 날리는 검은 대지를 문화 향기가 넘치는 예술화원으로 만들어 마음을 채우고 지식과 경험을 나눔으로써 예술가들의 신명나는 놀이터를 일구고 있다. 이곳에는 30년 동안 외교관으로 세계를 다니다 정년 퇴임해 합류한 분, 해외에서 작가 활동을 하는 예술가, 레지던시 작가, 재능과 지식 나눔으로 행복 나눔을 실천하려 하는 50·60대가 모여서 남은 인생 30년을 설계하고 있다.

#직접 물건을 가지고 영업하던 젊은 시절부터 제조회사를 경영할 때까지 30년간 현장 경영으로 세상 이치를 깨달아 성공한 이 회장. 본인을 `궁예` 다음으로 `관심법` 대가라고 하며 만나는 사람에게 새로운 `관심법 경영`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한다. 그는 음반 취입으로 자신의 오랜 가수 꿈을 이루기 위해 바쁜 일정을 쪼개 열심히 연습한다. 꿈만큼이나 `어느새 내 나이` 란 제목으로 가수의 꿈에 도전하고 있다.

#정년 퇴임 이후 손자 손녀를 위해 요리를 배운다는 대학교수. 자녀를 다 키워 출가시킨 후 사진작가의 길을 걷고 있는 전업주부. 영어와 함께 중국어 통역도 해보고 싶다고 60대 중반에 중국어를 공부하는 회사 고문.

`우리는 누구나 세월만으로 늙어가지 않고, 이상을 잃어버릴 때 비로소 늙어가나니, 청춘이란 그 탁월한 정신력을 뜻하나니, 때로는 스무 살의 청년보다 예순 살의 노인이 더 청춘일 수 있네`. 새뮤얼 울만의 시 `청춘`에서처럼 이제 50·60대의 젊은 오빠, 원숙한 언니의 새로운 인생 스타일을 기대해본다.

이은령 숙명여대 미래문화산업 CEO과정 주임교수 alice@sm.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