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가정구조변화, 생활가전 트렌드 달라진다]가정 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유통 업계 마케팅 전략

[이슈/가정구조변화, 생활가전 트렌드 달라진다]가정 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유통 업계 마케팅 전략

“여보,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놓아드려야겠어요” 한 보일러 업체의 오래된 TV 상업 광고(CF) 카피다. 이 광고는 핵가족화가 급속히 진행되던 지난 1990년대 초 유명세를 탔다. 보일러의 주요 구매 계층인 30~50대 가장에게 시골에 남겨진 부모님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 덕분이다. 실제로 광고가 방영된 후 농촌 지역에서 이 회사의 보일러 주문량이 45%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정 구조의 급격한 변화를 제품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한 대표적인 예다.

티켓몬스터 싱글소가족 카테고리
티켓몬스터 싱글소가족 카테고리

최근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 에코부머(Echo-boomer) 등 새로운 소비 계층이 등장하면서 국내 온·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 수립에 한창이다. 특히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고 독신주의자가 급증하면서 생겨난 `솔로족`은 유통업계의 신성장동력이다.

소셜커머스 티켓몬스터는 지난 2월 `싱글·소가족` 카테고리를 신설해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솔로족 관련 제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지난 1분기 즉석식품, 반찬, 통조림 등 간편 식품 제품으로 4억7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기록한 2억6000만원보다 무려 81%나 급증한 수치다. 티켓몬스터 관계자는 “주요 고객층이 20~30대 연령층인 소셜커머스는 특히 싱글족이 많다”며 “1인 가구에 특화된 제품군을 확보해 매출 극대화를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전양판점인 전자랜드는 각 지점에서 자체적으로 `싱글라이프 존`을 운영하고 있다. 1인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청소기, 커피 메이커, 미니 밥솥 등 중·소형 가전제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한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1인 가구 증가세에 따라 본사는 물론이고 각 지역 매장이 마케팅 정보를 공유·활용하고 있다”며 “향후 싱글족을 대상으로 한 본격적인 마케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액티브 시니어`와 `실버족`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탄탄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을 구매하는 50대 이상 은퇴 인구가 유통업계의 `큰 손`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오픈마켓 G마켓에 따르면 지난 4월 한 달간 판매한 실버 용품 수량은 전년 동기 대비 86% 늘었다. 온열·찜질용품이 63%, 혈압계, 신장계, 체온계 등 건강측정계 판매량이 34%씩 각각 증가했다. 보청기 판매량은 40% 성장했다. 중·장년 소비자층이 늘고 있다는 방증이다.

홈쇼핑 업계는 맞춤형 서비스로 중·장년층을 공략한다. 중·장년층의 까다로운 소비 성향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GS샵은 최근 50대 전용 온라인 쇼핑몰 `오아후`를 오픈했다. 고객이 남긴 연락처로 상담원이 직접 전화하는 `콜백(Call Back)`과 컴퓨터 조작을 돕는 원격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홈쇼핑은 보청기, 안마의자, 보험, 여행 등 중장년 맞춤형 제품 방송을 대거 편성했다. CJ오쇼핑은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산지 체험 프로그램 `식객원정대`를 진행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실버산업은 매년 14%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통업계의 치열한 마케팅 경쟁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