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산책]우주기술, 이제는 상업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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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지구관측·안보·기상·통신·과학 등 공익적 목적으로 추진됐던 우주개발은 이제 국가 과학기술 혁신과 미래사회 경제 발전을 이끌 새로운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20년이 갓 넘은 짧은 우주개발 역사에서 수준 높은 우주 기술력을 축적해온 우리는 이를 상업화해 세계 우주 시장에 진출한다는 목표가 있다.

[과학산책]우주기술, 이제는 상업화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우주기술 상업화를 위한 자체 노력의 일환으로 해외 수출이 가능한 국내 위성기술을 목록으로 정리한 자료집 `카리 솔루션`을 공개했다. 이 솔루션은 위성모델 54종을 비롯해 위성영상과 안테나 등 위성운영을 위한 지상국, 위성 종합조립과 시험서비스 등 수출 가능한 위성기술이 총 망라돼 있다.

카리 솔루션은 KOTRA를 통해 해외 주요국에 배포된다. 올 가을 베이징에서 개최될 국제우주대회(IAC)와 서울 국제 항공우주·방위산업 전시회 등에서 항우연 전시관을 통해 해외 바이어에게 선보인다. 위성기술 수출은 정부 투자를 받아 발전해 온 우주기술이 국내 수요 충족을 넘어 새로운 경제적 가치 창초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우주기술 상업화를 위한 노력은 기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1월 발사성공한 나로호 발사체 후속으로 개발 중인 한국형 발사체도 초기 설계 단계에서 상용화를 염두에 뒀다. 한국형 발사체사업에 산업체 참여를 확대하고 기술이전으로 기업의 기술역량을 높일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산업체가 세계 상업발사 서비스시장에 진출하도록 돕는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H-IIA 발사체 제작 과정에서 미쓰비시중공업 역할을 단계적으로 확대했다. JAXA는 기초시스템 설계부터 조립·제작까지 모든 개발 과정을 주관했다. 미쓰비시는 시스템에 들어가는 보조시스템과 부품을 제작했다.

H-IIA 발사체 기술 개발이 완료돼 제작 단계에서 JAXA는 전체적인 시스템 설계만을 담당하고 미쓰비시가 발사체 제작을 총괄했다. 지금은 미쓰비시가 H-IIA 발사체 제작에서 발사서비스까지 과정을 담당한다. 이 과정에서 JAXA가 보유하고 있던 발사체 핵심기술이 산업체인 미쓰비시로 자연스럽게 기술이전 됐다.

그러나 H-IIA 발사체 초기 설계 단계에서 상용화와 경제성 고려가 충분하지 않았다. H-IIA 발사체는 비싼 발사 비용으로 세계 발사서비스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발사 서비스 가격 경쟁력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 질 것이다. 미국 민간 기업인 스페이스엑스는 지금 운용 중인 아틀라스, 델타 발사체, 유럽 아리안 발사체 발사 비용 절반정도 가격을 제시해 앞으로 세계 발사서비스 시장 판도를 바꿔 놓을 전망이다.

우리는 일본 상황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한국형 발사체 설계 단계부터 상업화를 염두에 두고 있다. 개발 초기 단계부터 기업체를 참여시켜 발사체 개발·기술이전과 함께 개발비용을 최소화한다. 한국형발사체는 2015년 엔진시험, 2017년 시험 발사체 발사, 2019년 3단형 한국형발사체 발사를 순으로 개발을 진행한다.

2020년 한국형발사체를 활용해 달 탐사선 발사를 성공하면 한국형발사체의 안정적인 발사 성능과 우리 우주 기술을 세계에 입증하게 된다. 일본 H-IIA 발사체와 더불어 인도·중국 발사체는 가격경쟁력이 낮으며, 러시아는 세계 시장에서 안정적인 발사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나 발사체 개발이 오래돼 새로운 발사체가 필요하나 개발이 쉽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형발사체가 안정적인 발사 성능과 더불어 제작과정에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한다면 2020년대에는 한국형발사체가 세계 발사서비스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김승조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seungjok@kar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