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희망 프로젝트](330)실리콘관통전극(TSV) 반도체

새로 출시되는 스마트폰·스마트패드를 보면 놀랍죠? 얇고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는 스마트 기기가 PC랑 비슷한 성능을 발휘합니다. 그러고 보면 컴퓨터는 점점 작아졌습니다. 처음에는 방 한 칸 전체를 차지할 정도로 큰 PC가 출현했습니다. 그 다음에는 데스크톱 PC가 나왔고, 노트북PC, 스마트폰·스마트패드로 진화해 왔죠. 이렇게 기기가 작아질 수 있었던 비결은 반도체 기술이 발전한 덕분입니다. 반도체 칩 하나에 점점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담아서 많은 데이터를 저장하고 읽을 수 있게 됐습니다. 5년 전만 해도 스마트패드에서 고화질 영화를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재생해 볼 수 있을 거라는 건 생각하기 어려웠잖아요.

[대한민국 희망 프로젝트](330)실리콘관통전극(TSV) 반도체

앞으로는 스마트 기기는 어떻게 진화할까요? 저장 공간은 더 커지고, 성능은 더 좋아지겠죠. 어떻게 지금보다 많은 트랜지스터를 칩 하나에 담을 수 있을까요? 반도체 회사들은 `실리콘관통전극(TSV)`이라는 기술을 생각해냈습니다.

Q: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이 뭐죠?

A: 실리콘관통전극(Through Silicon Via)은 반도체 구조를 바꿔서 하나의 패키지 안에 좀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넣는 기술을 말합니다. 반도체 웨이퍼를 수직으로 쌓은 다음 일자로 구멍을 뚫어서 전극을 만듭니다. 지금까지 반도체는 한 개 웨이퍼 위에 여러 화학 물질을 얹어서 만들었습니다. 한 개 웨이퍼를 까만색 플라스틱 몰딩(반도체 사진을 보면 까만 케이스에 싸여 있습니다) 안에 집어넣고 외부 시스템과 신호를 주고받는 건 금으로 된 여러 선이 담당했습니다.

TSV는 한 개의 웨이퍼가 아닌 여러 개 웨이퍼를 하나의 플라스틱 몰딩 안에 집어넣고 웨이퍼 간 연락을 중간에 뚫린 금속 전극이 담당합니다. 메모리 여러 개를 한 개 칩에 담아서 용량과 응답 속도를 늘릴 수 있고 메모리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한꺼번에 묶어서 칩 하나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크기가 작은 스마트 기기에 메모리와 AP를 한 개 칩으로 넣으면 다른 기능을 집어넣을 수 있는 공간이 더 생길 수 있죠. 공간이 작아도 저장용량을 확 늘리는 것도 가능합니다.

Q: TSV 기술은 왜 등장했나요?

A: `무어의 법칙`이라는 말을 들어봤을 겁니다. 인텔 공동설립자인 고든 무어가 주창한 이론으로 반도체 집적회로의 트랜지스터 밀도가 18개월마다 2배로 늘어난다는 내용입니다. 실제로 반도체 회사들은 18개월 만에 또는 그보다 빨리 반도체 집적도를 늘려왔습니다. 반도체 집적도가 높다는 건 그만큼 데이터를 한번에 많이 저장하고 데이터를 화면으로 불러오는 속도도 빠르다는 뜻입니다. 집적도를 늘리는 방법은 반도체를 구성하는 회로의 선폭을 줄여서 촘촘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65·45·32·28·19nm 반도체가 순서대로 개발됐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봤을 겁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무어의 법칙이 깨지기 시작한 거죠. 메모리 반도체는 이미 10나노대까지 미세화가 진행됐고 그것보다 선폭을 줄이는 건 실리콘의 특성상 불가능하다는 말들이 차츰 나오고 있습니다. 선폭을 더 줄이기 위해서는 반도체 공정 중 가장 중요한 노광기(웨이퍼 위에 회로를 그려주는 장비) 가격도 대당 1000억원 이상으로 훌쩍 뜁니다. 투자도 많이 해야 하고 투자를 하더라도 반도체 성능이 기대만큼 나오기 힘들게 된 거죠. 과학자들이 웨이퍼를 여러 개 쌓아서 집적도를 높이는 방법을 개발한 이유입니다.

Q:TSV 기술을 쓴 반도체는 언제쯤 출시될까요?

A:요즘 정보기술(IT) 관련 기사를 보면 `실리콘관통전극(TSV) 반도체`에 관한 내용이 자주 나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산업을 이끌어 가는 세계 1·2위 회사들은 TSV 기술을 선보이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일정 대로라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TSV 반도체가 출시될 예정입니다.

주최:전자신문 후원:교육부·한국교육학술정보원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