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칼럼]창조경제와 콘텐츠산업

경제(經濟)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인간의 생활에 필요한 재화나 용역을 생산 또는 분배, 소비하는 모든 활동과 그것을 통해 이뤄지는 사회적 관계로 정의된다. 창조(創造)는 태초에 신이 우주 만물을 만들거나 전에 없던 것을 처음으로 만들어 내는 것, 그리고 새로운 성과나 업적, 가치를 이룩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이와 유사하게 쓰이는 창의(創意)라는 개념은 새로운 의견을 생각하고 내는 것을 말하니 창조경제를 향해 노력하는 행동이나 행위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콘텐츠칼럼]창조경제와 콘텐츠산업

창조경제는 새 정부가 임기 중에 새로운 경제적 성과나 업적, 가치를 이룩해내겠다는 일관된 지향과 목표로 정리할 수 있다. 불필요한 논쟁이나 원론적인 해석은 시간낭비일 뿐이다. 그간의 정부 정책도 통합과 융합을 기조로 삼았지만 실제 성과를 논하기에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오히려 왜 안됐는지, 무엇이 부족했는지 타산지석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면 반목과 갈등을 조율하고 조정하는데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법과 제도를 만드는 국회나 정책을 수립하고 수행하는 정부가 경제와 산업적 성과나 업적, 가치를 창출할 수는 없다. 그것은 기업과 소비자가 필요한 재화나 용역을 생산 또는 분배, 소비하는 모든 활동을 통해 이뤄진 것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의견과 생각이 바로 아이디어, 콘텐츠라는 점이다. 과학이나 정보통신기술에 새 의견과 생각을 담을 수 있는 것도 콘텐츠로 가능하다. 이것은 단순히 미디어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모든 디바이스와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들이 새로운 경제적 성과나 업적, 가치를 이룩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 기기는 TV는 물론이고 통신, 전자, 자동차, 주택, 의료를 비롯한 전방위 산업으로 확대돼 나간다. HDTV보다 4배 더 선명한 UHD는 화면보다 더 현실 같은 가상현실 산업을 가시화 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콘텐츠 산업은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국한돼 성장해 왔고 수직 계열화와 재하청 구조의 매우 취약한 시스템을 형성해왔다. 기업이나 소비자가 경제활동의 말단인 소비에 집중해 소수의 스타 플레이어나 화제작 정도는 키울 수 있는 시장이 되었지만 전체 산업의 하부구조를 형성하는 생산과 분배의 효율성은 뒤떨어지는 상황으로 전락했다.

정부 정책이나 제도의 허점을 지적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정책과 제도가 문제라면 보완하고 고쳐나가는 것만으로도 나아질 수 있다. 위안과 긍정적인 해결 방안으로 부족하다면 문제의 핵심은 구조적 모순에서 찾아야 한다. 정부가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결정적으로 각각의 기득권과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조율하는 능력이 부재했고, 예산과 정책을 집중하는 힘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산업 활동의 발전을 촉발하는 것은 곧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산업 활동이 활발하면 고용이 증가하고 실질소득이 상승한다. 소득이 높아져 구매력이 증가하면 산업 활동이 다시 자극을 받는 이치다. 최신 하드웨어와 디바이스를 연결하는 촘촘한 네트워크 세상이 도래했지만 그것을 밑받침하는 콘텐츠 산업의 발전은 참 더디다. 국내에서 성공한 산업 특성을 보면 빠른 판단과 과정을 통해 초기 정착 시기를 단축하면서 수직적 경쟁과 과점 형태로 시장을 재편하는 경우가 많았다. 과도한 속도 경쟁의 미덕은 혁신 성과로 돌아왔으며 한 세대의 풍요로움을 상징했다.

이제는 새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한 다른 관점이 필요하다. 창조경제시대 콘텐츠는 미디어의 산업적 가치를 뛰어넘어 각각의 디바이스와 디스플레이를 통한 개별 소비자가 소비가 관건이 될 것이다.

홍진기 콘텐츠랩 대표 jinkihong@contentlab.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