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희망프로젝트]엔젤투자

최근 신문이나 TV에서 초기 창업 기업을 의미하는 `스타트업`이 많이 다뤄지고 있는데요. 정부가 청년 창업 관심을 높이고 있는 덕분입니다. 이때 늘 함께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엔젤투자`입니다. 최근 엔젤투자는 리드엔젤, 서포트엔젤, 비즈니스엔젤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데요. 10년 전 벤처 붐이 일던 시절, 우리나라 투자 시장에 처음 등장한 단어지만 지금 다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2000년대에 대박 투자처만 찾아다니던 `묻지마 투자자`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과연 엔젤투자란 무엇이고 우리나라 경제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을까요?

한국엔젤투자협회는 17일 서울 을지로2가 SK T-타워에서 출범식과 함께 `2012 청년창업·엔젤투자 한마당`을 개최했다
한국엔젤투자협회는 17일 서울 을지로2가 SK T-타워에서 출범식과 함께 `2012 청년창업·엔젤투자 한마당`을 개최했다

Q:엔젤투자란 무엇인가요?

A:엔젤. 말 그대로 천사를 뜻합니다. 사전적 의미로 엔젤은 `창업 또는 창업 초기 단계의 기업에 필요한 자금을 투자형태로 제공하고 경영 자문으로 기업 가치를 높인 후 일정한 방법으로 투자이익을 회수하는 개인투자자`를 말합니다. 즉, 창업초기 단계 기업에 천사처럼 나타나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는 사람이라는 뜻에서 엔젤이라고 부릅니다. 미국에서는 공인투자자, 영국에서는 비즈니스엔젤이라고 불리고요. 우리나라는 창업한 지 7년 이내 벤처 기업에 투자하는 개인 또는 개인들로 구성된 조합을 뜻합니다. 이런 엔젤이 사용하는 자금을 `엔젤캐피탈`이라고 부릅니다.

Q:엔젤투자가 생긴 시기는 언제인가요?

A:산업적 면에서 엔젤이란 개념이 사용된 것은 1960년대입니다. 기업을 창업해 운영하다 보면 초창기에 많은 자금이 필요한데요. 하지만 이 자금을 창업하는 개인이 모두 충당하기에는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많습니다. 1960년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많은 기업이 문을 열면서 이런 문제에 부딪혔는데요. 이때 돈 많은 개인이 창업 초기 기업을 대상으로 마치 브로드웨이 오페라를 후원한 것처럼 자금을 지원하면서 산업적으로도 `엔젤`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 말 벤처업계에 우수 인재들이 쏟아져 들어오고, 사업성장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엔젤투자가 시작돼, 2000년대 초반 절정에 이르렀었죠.

Q:엔젤투자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엔젤이 투자하는 자금은 고위험의 자본 이득을 목적으로 하는 개인 자금입니다. 이 돈은 창업회사가 5년 내지 7년 정도 회사를 운영하고 기술을 사업화하는 데 사용됩니다. 단순하게 자금을 지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후견인 역할도 수행합니다. 자신의 경험과 성공 노하우를 창업 초기 기업에 전수해 기업 가치를 높이고 사업 성공 확률을 높여줍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들은 잠재적으로 기술력은 높지만 자본과 경영여건이 취약한 초기기업, 그리고 연구개발이나 기업 설립 초기 단계 창업 기업이 주 고객이기 때문입니다.

Q:엔젤투자자의 유형은 어떤 것이 있나요?

A:우선 엔젤투자는 돈도 있어야 하지만 투자 위험부담을 이길 수 있는 인내력, 사업 발굴 및 경영 혜안 등 다양한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시카고에 위치한 투자회사인 프레리 엔젤스의 배리모츠는 엔젤투자는 실패 가능성이 90%가 넘을 정도로 위험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그래서 그는 엔젤투자를 라스베이거스 도박에 비유하면서 은퇴자금처럼 실패해서는 안 될 자금이라고 말합니다.

엔젤 투자자를 분석해보면 이전에 사업을 해 성공한 자수성가형 부자들이 많습니다. 미국의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개인적으로 고위험 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은 100만달러에서 1000만달러의 재력가 계층이라고 합니다. 100만달러 이하의 재산을 가진 사람은 창업하는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에 투자할 만큼 자금 여력이 없고, 1000만달러 이상 재력가는 개인적으로 엔젤투자보다는 전문펀드 등을 통한 간접투자에 더 관심이 많다고 합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