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1주년 특집3-창조, 기업에서 배운다]노키아 몰락을 불러온 최대 실책은?

세계 1위 휴대폰 기업 노키아 몰락을 가져온 원인은 무엇일까.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노키아 몰락은 매우 단순한데서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노키아의 최대 패착은 미국 시장 간과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노키아는 매우 훌륭한 엔지니어와 디자이너를 보유하고 혁신의 방법을 알고 있었지만 시장 전략에 실패했다고 꼬집었다.

[창간 31주년 특집3-창조, 기업에서 배운다]노키아 몰락을 불러온 최대 실책은?

노키아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윈도8을 쓴 스마트폰을 내놨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했다.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 CEO(왼쪽)와 스테판 엔롭 노키아 CEO가 루미아 스마트폰을 선보이고 있다.
노키아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윈도8을 쓴 스마트폰을 내놨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했다.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 CEO(왼쪽)와 스테판 엔롭 노키아 CEO가 루미아 스마트폰을 선보이고 있다.

노키아는 유럽 휴대폰 시장 맹주로 군림했고 아시아에서도 좋은 성과를 냈다. 하지만, 미국 시장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노키아는 미국 시장이 요구하는 휴대폰을 잘 만들지 못했고 점유율이 계속 하락했다.

2000년대 미국서 가장 유행하던 휴대폰은 폴더폰이었다. 모토로라는 폴더폰 스타일 `레이저`로 제2의 전성기를 누렸지만 노키아는 바 형태 휴대폰만 고집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 틈새를 비집고 미국 이통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다양한 폴더폰을 내놓고 노키아를 밀어냈다. 미국에서 노키아 입지는 더욱 위축됐다. 이는 노키아가 애플과 구글 성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내놓으며 미국 스마트폰 시장을 서서히 잠식하기 시작했지만 노키아는 큰 위협을 느끼지 못했다. 노키아에게 미국은 중요 시장이 아니었기 때문에 애플 파급력을 체감할 수 없었다. 2007년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인수하며 모바일 OS 시장에 참여하며 세력을 키웠다.

노키아는 미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무시하면서 세계 스마트폰 시장 조류를 파악하지 못하고 우물 안 개구리로 전락했다. 애플과 구글 파도가 밀려올 때 자체 플랫폼인 심비안에 너무 오래 매달렸다. 노키아는 심비안을 최고의 스마트폰 OS라 주장하며 경쟁자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아이폰 쇼크로 다른 휴대폰 제조사들이 안드로이드 진영에 합류했지만 노키아는 꿈쩍하지 않았다. HTC는 재빨리 안드로이드를 받아들여 스마트폰 다크호스로 떠올랐고 삼성전자는 이보다 늦었지만 `빠른 추격자` 전략으로 스마트폰 1위에 올랐다. 2010년 노키아는 심비안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는 초강수를 뒀지만 이미 대세는 안드로이드로 기울었다.

위기에 몰린 노키아는 생존을 위해 결국 심비안을 버렸다. 하지만 실책은 또 반복됐다. 차세대 플랫폼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윈도를 택했지만 아직까지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애플과 구글이 빠르게 혁신을 거듭하며 개발자들을 끌어들였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대응이 느렸다.

노키아가 내놓은 윈도폰은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다. 윈도폰 생태계가 미흡한데다 하드웨어 성능도 애플과 삼성전자 등에 뒤졌다.
노키아는 독자생존에 실패하고 마지막 카드를 뽑았다. 마이크로소프트에 회사의 핵심인 휴대폰 사업부를 매각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