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희망 프로젝트]크라우드 펀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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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금융시장은 기업 간 거래(B2B)나 기업과 개인 간 거래(B2C)가 주를 이뤘습니다. 은행이나 카드사 등 금융기관들이 일반 기업이나 개인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였죠. 기업이나 개인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리기 위해서는 신용등급이나 담보 등 돈을 빌릴 수 있는 조건이 맞아야 합니다. 신용이나 담보가 부족하면 금융기관과의 금융 거래는 불가능하고 돈을 빌리면 이자라는 대가를 지불해야 합니다. 금융시장과 다른 형태의 금융형태가 확산되고 있는데요. 바로 크라우드 펀딩입니다. 말 그대로 `군중(crowd)으로부터 자금조달(funding)을 받는다는 의미입니다. 돈을 빌려주는 주체가 금융기관이 아닌 불특정 다수의 군중이 되는 것이죠. 우리나라에서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계(契)`와 비슷한 형식입니다.

국제해킹단체 `어나니머스(Anonymous)`는 자체 뉴스사이트 마련을 위해 5만5000달러(약 6100만원)를 조달한 바 있습니다. 인디고고(Indiegogo)에서 자금을 모은 어나니머스는 당초 2000달러(약 223만원)를 목표했다고 합니다. 조달된 자금은 프로그래머와 디자이너 등 사이트 개발·운영 인력 충원을 위해서라고 합니다.
<국제해킹단체 `어나니머스(Anonymous)`는 자체 뉴스사이트 마련을 위해 5만5000달러(약 6100만원)를 조달한 바 있습니다. 인디고고(Indiegogo)에서 자금을 모은 어나니머스는 당초 2000달러(약 223만원)를 목표했다고 합니다. 조달된 자금은 프로그래머와 디자이너 등 사이트 개발·운영 인력 충원을 위해서라고 합니다.>

Q:크라우드 펀딩이 무엇인가요?

A:말 그대로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입니다. 자금이 필요한 개인, 단체, 기업이 웹이나 모바일 네트워크 등을 이용해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것을 말합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참여하는 경우가 많아 `소셜 펀딩`이라고도 합니다. 크라우드 펀딩은 크게 대출형, 투자형, 후원형, 기부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대출형은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 이뤄지는 개인 간 직거래 방식(P2P) 금융 서비스의 일종입니다. 자금 여유가 있는 개인은 돈을 빌려주고 나중에 이자와 함께 돌려받음으로써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또 돈을 빌리는 개인 또는 기업은 까다롭고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금융기관을 통하지 않고 간단하게 돈을 빌릴 수 있어 특히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 받기 어려운 이들이 주로 찾습니다.

투자형은 신생기업이나 벤처기업, 개발프로젝트 등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대출형과 마찬가지로 자금수요자는 은행을 통하지 않고도 쉽게 투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투자자는 투자에 따른 지분 획득 등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후원형, 기부형은 금전적 보상을 기대하지 않는 펀딩입니다. 후원형은 주로 창작활동, 문화예술상품, 사회공익활동 등을 지원합니다. 영화·연극·음반 제작, 전시회, 콘서트 등의 공연, 스포츠 행사, 그리고 다양한 사회공익 프로젝트 등에 자금을 후원하고 공연티켓, 시제품, 기념품을 받거나 기여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식의 작은 보답을 받게 됩니다.

Q:크라우드 펀딩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A:크라우드 펀딩은 주로 인터넷의 중개 사이트를 통해 이뤄집니다. 모금을 원하는 개인이나 단체, 기업 등이 모금취지, 목표금액, 모금기간, 투자보상내용 등을 게시하고 이를 홍보하는 동영상 등을 올리면 다수의 개인들이 마음에 드는 프로젝트를 골라 중개 사이트 계좌로 돈을 보내고, 모금이 성공하면 중개 사이트는 일정액의 수수료를 뗀 다음 모금자에게 돈을 전달해주는 식으로 운영됩니다. 만약 모금기간 내에 목표액이 채워지지 않으면 모금 참여자의 돈은 모두 돌려주게 됩니다.

크라우드 펀딩은 2000년대 이후 출현했으며 대표적 업체로는 후원형 펀딩 사이트로 가장 유명한 미국의 `킥스타터(Kickstarter)`와 `인디고고(Indiegogo)`, 영국의 비영리(공익 기부형) 펀딩 사이트인 `저스트기빙(Just Giving)`, P2P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영국의 `조파(Zopa)`와 미국의 `프로스퍼(Prosper)`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국내도 오픈트레이트, 데모데이, 굿펀딩, 오퍼튠, 펀듀, 텀블벅, 유캔펀딩, 위제너레이션, 업스타트, 머니옥션, 팝펀딩 등의 크라우드 펀딩 업체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Q:새로운 금융시스템으로 정착할 수 있을까요?

A:미국 등 우리보다 먼저 시작된 외국에서는 성공적인 사례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신생 기업 페블테크놀로지의 펀딩이 꼽을 수 있습니다. 기존 금융권의 자금 유입이 어려웠던 페블테크놀로지스는 손목에 차는 스마트폰인 `페블스마트워치`의 생산자금 모금을 위해 킥스타터에서 10만달러를 목표로 모금을 진행했습니다. 모금 시작 후 단 2시간 만에 목표액을 넘겼고 최종모금액은 무려 1000만달러 이상을 달성했습니다.

세계 크라우드 펀딩 포털 수는 600여개로 추정됩니다. 2007년 이후 5년 사이에 5배 증가했습니다. 2011년 취급한 프로젝트만 120여만개, 조달자금은 15억달러에 달합니다. 작년은 28억달러로 추정되며 올해는 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지분투자형의 성장이 빠르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법·제도적인 미비와 인식 부재로 인해 걸음마 단계에 있습니다. 크라우드 펀딩이 성공적인 금융시스템으로 자리 잡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