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국판 캔디크러시사가가 나오려면

[기자수첩] 한국판 캔디크러시사가가 나오려면

‘캔디크러시사가’의 주인공 킹닷컴이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한다. 킹닷컴은 잘 만든 게임 하나로 예상 시가총액 10조원을 기록하며 ‘스타트업 대박의 롤 모델’로 자리 잡은 기업이다. 연간 9300만 명이 매일 이 게임을 즐긴다. 하루 이용횟수는 10억번을 웃돈다. 지금처럼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상장하면 일본의 ‘겅호’나 미국 ‘블리자드’를 위협하는 게임 업계 대표주자 자리에 오른다.

킹닷컴의 ‘대박’에는 기반이 되는 토양이 있다. 자타가 창조경제의 산실이라고 인정하는 영국의 스타트업 지원 정책이다. 영국은 지난 1997년부터 IT산업을 국가 성장동력을 지정하고 16년 동안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는 IT융합으로 5000개의 신규 일자리를 만들었으며 스타트업의 발목을 잡던 법인세를 대폭 삭감했다. 특히 올해부터는 자국 초·중·고교생 전체가 프로그램을 직접 짤 수 있는 수준이 되도록 ‘코딩’을 정규 교과과정에 편성하는 파격을 감행했다.

지난 4분기 영국 경제 성장률 0.7% 중 0.6%를 앱 개발사 같은 서비스 산업이 이끌어냈다. 스타트업 창업의 천국이라는 미국도 최근 투자 유치를 쉽게 하는 ‘잡스법’을 통과시키며 자금 조달 규제를 푸는 등 관련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눈을 돌려 우리나라 상황을 보자. 분야를 막론하고 ‘한국의 킹닷컴’을 꼽으라면 얼른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현 정권 출범 이후 벤처기업을 인수하는 대기업에 세금을 감면해 주고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등 벤처 활성화에 노력을 기울였지만 여전히 인수합병(M&A)을 통한 자금회수 비율은 3%, 기업공개 비율도 18%에 그치며 선진국 대비 밑바닥이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는 속담이 있다. 괜한 생색내기 식에 그칠 게 아니라 창업가가 마음 놓고 사업만 할 수 있는 맞춤형 진흥책이 필요하다. 창업자 연대보증 개선, M&A 중간회수 시장 활성화 등 정부가 빼내야 할 대못은 산적해 있다. 파격적인 M&A와 IPO로 세계 시장을 달구는 한국발 창조경제를 기대한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