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온고지신]진화하는 전염병, 정보망 이용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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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으로 농장에서 기르던 수 만마리의 오리와 닭을 살처분하는 소식이 뉴스를 장식했다. 대부분 전염병 발생은 계절에 관계없이 발생한다고 말한다. 정확히 말하면 기온에 따라 전염병이 발생한다고 말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국내 전염병 발생 특성을 보면, 1980년 이전에는 오염된 물을 섭취해 발생하는 수인성 전염병 장티푸스, 세균성 이질, 가끔은 콜레라 같은 질병이 많이 유행했다.

[사이언스 온고지신]진화하는 전염병, 정보망 이용 필요

세균성 병원체는 오염된 물을 섭취해 발생한다. 병원체는 대부분 환자 설사·변과 함께 배출된다. 물을 오염시켜 상수도 시설이 잘 보급되지 않은 시대에 우리는 우물을 많이 이용했다. 여러 지역에서 수인성 전염병 환자가 계속해서 많이 발생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기차역이나 버스터미널, 학교에서 집단적으로 장티푸스 예방접종을 한 경험이나 뉴스를 자주 접한다. 지금은 상하수도 시설 보급으로 수인성 전염병 발생은 아주 많이 감소했다.

물을 통한 전염병은 감소했지만 우리가 매일 먹는 식품을 통한 식품매개질환 발생 소식을 자주 듣는다. 예전에 학교에 도시락을 싸서 점심을 먹었지만 지금은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 모두 학교에서 마련한 급식으로 수십만 명이 매일 학교 점심을 먹으며, 대부분 회사에서도 단체급식을 마련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병원체가 오염된 식품을 통해서 발생하는 식중독 발생빈도는 더 많이, 한번 발생하면 대형화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정보산업의 발달, 교통수단 편리성에 많은 식품재료, 닭고기, 쇠고기를 비롯한 다양한 수입 축산물, 식품이 우리의 일상생활의 식단을 구성하고 있다. 다국적 식품을 통한 식중독 발생 위험이 예전보다 높다. 지구의 기후온난화 영향으로 냉동·냉장 유통구조에서 벗어난 상태의 식품은 순식간에 증식하는 살모넬라균 등 세균병원체에 의해 발생하는 식품매개질환 발생이 크게 우려 된다.

식품매개질환의 증상은 대개 설사, 복통, 구토, 발열, 복부경련 등을, 때로는 심한 합병증을 일으킨다.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체는 바이러스, 세균, 기생충, 진균 등 20여가지가 있다. 질병이 발생했을 때, 신속히 원인 병원체를 확인하고, 원인 식품을 찾아내고, 병원체가 전염병일 때 신속히 환자를 격리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병원체 핵산의 특정 염기서열 확인으로 당일에 추정 가능하며 2~3일 안에 원인 병원체를 동정이 가능할 정도로 기술이 진보했다. 많은 진단키트도 개발됐다.

집단으로 식품매개질환 환자가 발생했을 때, 원인 병원체가 세균성 이질균이나 장출혈성 대장균 O157균일 경우 신속한 원인 검출이 매우 중요하다. 병원체는 아주 적은 양으로도 사람과 사람 간에 아주 빠른 속도로 전염되며 특히 어린이 집이나, 학교 같은 집단 시설인 경우에는 신속한 환자 격리 조치가 매우 중요하다. 환자 격리 조치 때를 놓치면 학교의 많은 학생이 전염병에 감염되며 그 학생이 가정으로 전염병을 옮겨 점점 지역사회 구성원 대부분이 전염병에 노출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두 지역에서 집단 발생한 식중독 환자에서 검출한 살모넬라균 병원체의 경우 같은 오염원식품에서 발생한 것인지, 별개 사건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오염식품을 찾아내는 데 매우 중요하다. 살모넬라균의 일종인 괴트너균은 병원체가 식중독 발생에 동일한 오염균인지, 각각 별개의 다른 원인균인지를 역학적 상관관계로 확인하는 방법이 필요했다. 병원체 마다 특유의 지문 꼬리표를 만드는 방법을 고안하기 시작했다. 여려가지 방법 중에 현재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원인 병원체의 염색체 DNA을 특수 제한효소로 절단해 전기영동 패턴을 비교분석하는 방법이다. 즉 PFGE 방법으로 DNA 조각 패턴을 서로 비교해 차이를 분석하는 방법이다.

인터넷 발달로 같은 이름 병원체의 DNA 패턴을 실시간 비교분석 하는 전국적인 펄스넷(PulseNet) 망을 질병관리본부가 운영하고 있다. 각 병원체에 많은 PFGE 패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운영해 국내외 식품매개질환 발생원인 식품의 오염여부를 실시간으로 명확하게 과학적으로 규명할 수 있게 됐다. 장출혈성 대장균 O157균이 집단적으로 발생해 원인 식품이 수입산 쇠고기인지 여부를 과학적인 접근법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지구 환경 변화에 따라 많은 전염병이 새로 출현하고, 사라졌던 병원체가 다시 재출현하는 생물 병원체의 진화하는 모습에 우리는 항상 새로운 과학 기술을 개발해 이에 적절히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복권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ReSEAT 프로그램 전문연구위원

bokrates@reseat.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