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반짝이던 비트코인의 미래

[기자수첩]반짝이던 비트코인의 미래

반짝이던 비트코인이 빛을 잃고 있다. ‘미래의 화폐’라 불리며 가격이 급등하더니 이제는 연이은 거래소 해킹 피해에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롤러코스터를 탄 듯하다. 지난해 1000달러를 웃돌던 비트코인 가격은 일본 비트코인 거래업체의 해킹 피해가 전해지며 지난달 200달러대까지 폭락했다. 다시 600달러대까지 회복됐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지난 2009년 발행되기 시작한 비트코인은 익명성이 보장되고 안정적이라는 이유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신뢰성에는 금이 가고 있다.

지난달 비트코인 주요 거래소인 마운트곡스는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해킹으로 인해 85만개의 비트코인을 도난당한 탓이다. 잘나가던 비트코인이 존폐의 기로에 선 것이 아닌가란 의문도 제기됐다.

보안 논란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비트코인 은행이 해킹당하며 불안의 불씨를 키웠다. 캐나다 소재 플렉스코인이 온라인에 저장한 비트코인 약 60만달러치를 도난당한 것이다.

비트코인을 노린 개인 PC 악성코드도 시장 불안감을 고조시키는 원인 중 하나다. 악성코드에 감염된 PC는 비트코인 계정을 노리거나 사용자도 모르는 사이 다른 사람을 위해 비트코인을 채굴한다. 국내에서도 지난해부터 악성코드가 일부 발견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계 각국 정부도 비트코인의 유통 여부를 법적으로 인정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중국은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며 지난해 자국 금융기관에 비트코인을 이용한 거래를 중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일본은 지난 5일 비트코인을 물건으로 규정하고 거래규칙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분명 비트코인은 흥미로운 결제 수단임에 틀림없다. 채굴이라는 온라인 행위로 직접 모을 수 있고 그것으로 일부 실제 물건도 살 수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이 진정한 미래 화폐의 자리를 꿰차려면 최근 들어 잇달아 불거지고 있는 어설픈 보안문제 해결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