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성공을 돕는 문제상황 탈출법]<12>`피플 스킬` 키워주기

부장 때 잘하던 허 이사, 임원 되고 헤매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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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전 부장에서 임원으로 승진한 허 이사. 부장 시절 매사 꼼꼼한 성격으로 일처리도 깔끔하고, 성과도 좋았기에 당연한 인사라는 평이었다. 하지만 허 이사가 임원이 되더니 헤맨다. 매일같이 철야에, 혼자 동분서주하고, 직원들과 연일 마라톤 회의를 하는 것 같은데 성과는 별로 없다. 팀장들이나 직원들도 허 이사 앞에서 돌 씹은 표정들이고, 뒤에서는 무능한 상사라고 수군댄다. 본인은 열심이니 더 이해가 안 된다. 도대체 똑똑하고 야무졌던 예전의 허 부장은 어디로 간 걸까.

한 연구보고에 따르면 임원이 된 뒤 3년 이상 버티는 사람들은 절반밖에 안 된다고 한다. 신임 임원들 중 절반이 적응에 실패하는 이유는 임원이라는 새로운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다. 임원의 역할과 부장의 역할은 확연하게 다르다. 따라서 승진에 따른 새로운 역할을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즉, 신임 임원을 임명할 때는 역할의 차이를 명확히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 임원이 되면 그때부터는 ‘관리자(manager)’가 아니라 ‘리더(leader)’가 돼야 한다.

관리자는 ‘주어진 일을 올바르게 해내는(Doing Things Right)’ 사람이고, 리더는 ‘올바른 일을 하도록 하는(Doing the Right Things)’ 사람이란 말이 있다.

관리자가 수행하는 역할과 리더의 역할은 어떻게 다를까. 관리자는 상세한 계획과 예산을 갖고 일 중심으로 관리하지만, 리더는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면서 사람을 중심으로 관리한다. 관리자는 업무를 자신이 직접 점검하고 통제하면서 관리하지만, 리더는 부하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일에 몰입시키면서 그들을 이끌어 간다. 관리자는 실무에 깊숙이 개입하고 챙기는 역할을 수행하는 반면에 리더는 부하직원들에게 실무를 맡기고 부하직원들이 맡은 일을 더 잘해낼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래서 ‘일은 관리하고 사람은 리드하라’는 말이 있다.

일을 관리하는 기술과 사람을 이끄는 기술은 전적으로 다르다. 부장에게는 주어진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관리하는 ‘워크 스킬(Work Skill)’이 중요하다. 하지만 임원에게는 다른 사람들을 통해 일을 이뤄내는 ‘피플 스킬(People Skill)’이 훨씬 중요해진다. 즉 일하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다루는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피플 스킬의 대표적인 의미는 첫째, 직원들의 업무를 세세하게 관리하기보다는 큰 방향만 제시하고, 부하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둘째, 일일이 지시해가면서 일을 시키기보다는 직원들의 의욕을 북돋아 스스로 업무에 몰입해 성과를 창출하게 하는 기술이다. 셋째, 직원들의 능력을 키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는 기술이다.

이러한 피플 스킬을 발휘하려면 임원들은 첫째, 자신이 맡은 부문의 비전과 전략을 제시함으로써 부하직원들이 방향감각을 갖고 일하도록 이끄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구체적으로 ‘우리가 가고자 하는 목적지는 어디인가?’ ‘우리는 그곳에 어떻게 도달할 것인가?’를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부하직원들이 방향감각을 갖고 일하게 하는 것은 리더의 중요한 역할이다.

둘째, 직원들에게 업무 목표만 던져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하는 일의 의미를 이해시키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구체적으로 ‘당신이 하는 일은 회사에 어떤 기여를 하는가?’ ‘당신이 하는 일은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주는가?’ 등을 명확히 알려줘야 한다. 내가 이 일을 해야 하는 이유와 의미를 명확히 아는 사람만이 자기 일에 몰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직원들에게 해답을 알려주기보다는 올바른 질문을 던짐으로써 부하직원들이 스스로 고민하며 일하도록 이끄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부하직원 스스로 고민하게 만드는 질문에는 ‘내가 도와줄 것은 무엇인가?’ ‘당신이라면 이 일을 어떻게 하겠는가?’ ‘경쟁자라면 이 일을 어떻게 하겠는가?’ 등이 있다. 리더십 전문가 존 코터 하버드대 교수는 “유능한 리더는 올바른 질문에 집중하는 반면에 평범한 리더는 그 질문의 답에 매달린다”고 말했다.

올바른 질문이야말로 부하직원을 성장시키는 강력한 무기다.